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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의 집과 인사동

경산2 2008. 12. 17. 15:12
겨울 비가 내리는 수요일 오후입니다. 년말이라서 많이 바쁘기에 자주 문안
을 못 드렸네요. 님들 잘 지내시는지요? 비도 오고 녹차 한잔에 마음을 달래
고 있답니다.

님들 송년회의 계절 건강 잘 챙기세요. 지난 토요일은 강북구민회관에서 실
시하는 오페라 '라트라비타, 춘희'를 보았답니다. 오페라는 티켓이 비싸서
세종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에서는 보기가 어렵지요.

12/29-1/2까지 열린극장 창동에서는 호두까기인형 발레가 저렴하니 가보시
길 오늘은 아래의 글로 님들께 인사드립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에서, 바 바이.

'운보의 집과 인사동'

몇 년간 증평읍에 살면서 기분이 좋았던 것은 1주일에 한번 청원군 내수읍 초
정 탄산약수에서 약수 싸우나를 하는 것이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초정약수
근방 운보 김기창 화백의 집에 가서 ‘운보미술관’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초정약수는 세계 3대광천수로 세종대왕이 눈병과 피부병 치료차요양을 했다 해서
더욱 유명하다.

청각 장애인 화가 운보를 생각하면, 작곡가 베토벤이 생각나며 예술가가 소
리를 못 듣고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했다는 것이 너무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베토벤이 악성의 칭호를 받게 된 교향곡 5번'운명'은 청각장애로 아무 것도 들을
수 없는 시기에 작곡하였다. 그는 피아노 건반의 줄에 실을 묶어 나무 막대기에
연결한 뒤 그 막대기를 입에 물어 거기서 전해오는 느낌을 감지하면서 8년간에
걸쳐 걸작을 만들어 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교향곡을 듣고 인생의 장엄함을 느꼈다하며, 그의 악보공책
표지에는 '괴로움을 이겨내는 기쁨으로…'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고 한다.

‘운보의 집’을 가면, 넓은 정원과 잘 가꾸어진 나무들 여유로움이 돋보이며,
평온하게 작품 활동하는 운보가 거닐고 있는 느낌이 온다. 그는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84년 어머니 고향인 청원군으로 내려와 작품 활동을 하며 말년을
보냈다.

운보는 초록과 푸른색을 많이 사용했으며, 바보산수 풍의 '달밤', 청록산수 풍
의 '산', '백운도', '청산도 등 바보 산수화가 유명하다. 그는 성화집 한복
옷을 입은 ‘예수의 생애’를 그렸고,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의 세종대왕 초상화도 그렸다. 또한 판화기법으로 그림을
많이 제작하여 장애인 사업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주말에 인사동의 겔러리에 가서 그림도 보고, 공예품도 보며 새로운 기법의
그림을 접하면, 아이들에게 미술시간에 가르칠 생각을 한다. 특히 인사동에
있는 ‘경인미술관’은 철종의 사위 박영효의 고택으로 서울중심지에서 땅을
밟으며 차를 마실 수 있기에 유명 문인들도 자주 들린다.

인사동에는 운보, 진도의 운림산방 허씨 3대,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등의
그림도 볼 수 있고, 유명 무명의 화가도 만나 수 있기에 좋다.

인사동은 여러해 전 영국 여왕이 방문해서 해외로 많이 소개되었고,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의 주요코스가 되었다. 인사동을 자주 다니던 덕분에 한국
풍경화와 서양화도 몇 점 구입했다.

이런 그림을 좁은 공간 아파트에서 걸어두고 보니 마음도 열리고, 정서적으
로도 좋다. 이렇게 예술은 시대의 흐름을 알게 하고,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새로운 업무를 하기위한 휴식 등 도움을 주기에 자주
접하는 게 좋다.

좋아서 하는 일에 몰두하면 무한대의 능력이 생기고, 자신감이 넘치며
어떤 상황에서라도 인정받을 수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의 운보와 베토벤 등
유명 무명 예술인들의 혼신의 열정은 살아가며 본 받을 만하다.

현대인들은 모두 바쁘다고만 하는데, 예술과 문화에 관심을 갖고 정서적으로
소중히 보내는 석음(惜陰)을 하자. ‘미야베 미유키’의 말이 생각난다.
“내일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하늘을 흐르는 강이 어디서 끝나는지 누가 알까. 운명도 미래의 일도
그와 같은 것이다. 가야 할 곳으로 갈 따름이다.” 내일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며 여유롭게 살자.

중부매일 [오피니언] 아침뜨락 (2008. 12. 00.)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