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행 청춘열차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얼마 전, 춘천행 준고속 ‘ITX-청춘열차’를 탔다. 국내 최초로 2층으로 된 객차와
깨끗한 의자, 실내가 조용하면서 안락하고 실내인테리어는 젊은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그런데 경춘선을 타면 대학 시절 M.T. 추억이 그립다.
청량리를 출발 한 기차는 평내, 마석, 대성리, 청평, 가평 그리고 강촌 등 북한강을
끼고 달려 신나면서 흥도 난다. 그동안 춘천행 여행을 떠올리면 청량리역에서 무궁
화호를 타고, 구불구불한 철도를 달리는 기차여행이었다.
년 전에 개통한 전동열차 외에 지난 2월 개통한 경춘선 준고속 열차 ‘ITX-청춘’ 때
문에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특히 1, 2층 복층 구조의 객차는 청평, 가평의 빼어
나 경관을 관람할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또한 자전거 거치대와 자판기, 편
안한 좌석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필자는 청춘열차를 타고 춘천의 명동에 가서 맛있는 닭갈비와 막걸리 그리고 막국
수를 먹으며 기억을 더듬었다. 춘천은 닭갈비, 막국수, 빙어 등 먹을거리와 호수(湖水),
겨울연가 촬영지 등 덕분에 4계절 관광객이 붐빈다. 추운 겨울이 되면 물안개와 눈꽃
나무 때문에, 연인들 추억 쌓기에 좋은 곳이다.
물의 도시 춘천에서 숨어버린 하얀 기억을 더듬는 일은 즐거운 것으로, 아득한 대학
시절의 때 묻지 않은 추억은 더욱 그렇다. 한편 대학에 입학 후 학교 앞 중국집에서
과 친구나 동아리 친구들과 짬봉 국물에 마시던 막걸리도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었기에 잊을 수가 없다.
험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누구나 어린 시절의 순수한 꿈을 간직하고 사는 것 같다.
청년 시절에는 투명한 눈빛, 맑은 마음, 상큼한 감성들이 해맑고 바르게 살도록 해주
었고, 그런 감성들이 중후함을 유지하도록 해준 뿌리라고 생각한다.
긴 삶을 살다 보면 수많은 실패와 시련을 만난다. 인생이란 요트항해와 비슷하여 지
그재그로 달려갈 때가 많고, 목표가 확실하다면 속도가 늦더라도 반드시 원하는 곳에
도달하게 된다. 고교시절과 대학생활이 아닌 훗날 목표를 이루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학창시절이 아닌 훗날 목표를 이루는 사람이 있듯이 신은 무리하게 성공할 것을 요
구하지 않는다. 인생의 무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인공은 자신이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 모두 자신을 가다듬고 재능과 역량을
발휘하도록 최선을 다한다면 꿈은 꼭 이루어질 것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여기저기 듬성듬성 서 있는 푸른 조릿대를 만나게 된다. 맑고 고운
비를 맞고 자란 조릿대는 변함없이 세파에 찌들게 사는 우리를 반긴다. 젊은 시절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던 들꽃과 조릿대 등 자연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고 향긋한 산
내움과 풍광이 제대로 음미된다. 연륜이 많이 쌓였다는 뜻일까.
간밤에 가을비와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단풍이 들고 있는 나무들과 가로수에 상처가
많이 났다. 곱던 잎사귀들이 비바람에 찢겨진 모습을 보니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
고 인생 공부도 하게 된다.
할퀴고 꼬집힌 나무들처럼 혼돈이 올 때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훌쩍 떠나보자. 여행을
통하여 무미건조함도 벗고 삶의 즐거움을 찾아 재충전하면서 고민을 풀어보면 어떨지.
우리 모두 마음과 영혼이 답답할 때 청춘열차타고, 시원스런 북한강과 만산홍엽 나무
바라보며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키워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2. 10. 19.)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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