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새해를 시작하며

경산2 2013. 1. 27. 19:32

 

    새해를 시작하며

                                                         경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이번 겨울 유난히 춥고 눈도 자주오니 사람들 가슴은 더욱 웅크려진다. 그래도 집집마다
김장을 한 덕분에 겨울을 보내는데 어려움이 덜 한 것 같다. 긴긴 겨울 밤, 가족끼리 둘러앉
아 사과와 고구마를 사각사각 소리 나게 베어 먹으면서, 지난해를 반성해보고 새해를 구상
해보는 시간도 좋을 것 같다.

새해를 맞이하여 교사로서 우리 반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더 가까워질 것인지 생각을 해
본다. 학급운영 계획과 재량활동, 특별활동 시간에 요즘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계획하여
열정을 쏟는 방법을 구상한다. 이런 계획을 위하여 방학마다 자기 연찬으로 교육에 필요한
수업설계와 인문학 연수를 많이 받고 있다.

필자는 매년 년 말에 새해 다이어리를 구입하여 가족, 친지, 친구들 생일과 부모님 기일 등
을 기록하여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리도 잊지 않도록 한다. 가끔씩 친구들이나 가족,
동료교사들이 내 다이어리를 보면서 부러워하는데, 이렇게 쌓아둔 다이어리가 20개가 넘
는다.

교실에서 필요한 계획을 변경할 때는 수업을 끝낸 오후나 주말을 이용하여 각종 자료를
참고하여 수정하기도 한다.

새해의 시작될 즈음이면 편리한 이메일 시대이지만 고향에 계시는 친지, 고향친구들에게
직접 연하장을 보내 새해 인사를 하면서 필자가 쓴 시나 수필 한편을 정성을 드려 동봉하여
보낸다. 그 외 제자들이나 주변 친구, 지인들에게는 이메일로 새해 인사를 하고, 한해를 마무
리하며 소홀 한 점은 없는지 반성도 해본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뒤돌아본다고 하는데, 자신의 영
혼이 따라오는지 살피기 위해서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나
는 다이어리를 매일 보면서 일상생활을 뒤돌아본다.

인디언처럼 영혼이 따라 오는지 궁금해서이다. 정신없이 산다는 말은 영혼 없이 산다는 것
으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영혼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오실 오실 춥고 눈 내리는 밤, 포장마차의 가락국수 아줌마를 보면 서민들의 세상을 따뜻
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요즘 같은 칼바람 추위, 마음속에 눌러 온 갈망의 실타
래를 풀어내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뜨거운 물이 되면 어떨까.

뜨거운 물이 되어 마음을 열면, 진정한 벗을 얻는다니 눈 쌓인 길 걸으면서 한번쯤 뒤돌아
보고, 따스한 영혼을 나누며 살고 싶다.

새해를 시작하며 다짐을 해본다. 고운 기억들은 닦아서 달빛으로 광을 내고, 얼어붙은 마음
은 낙엽과 함께 태우며 향기를 맡는다. 낙엽 타는 연기(煙氣)의 향은 우리의 영혼을 빛내 줄
것 같다.

바쁘게 살던 습관을 나이에 걸맞게 줄이고 이제는 여유를 누리며 살아야겠다.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면 새로운 빛깔과 향기가 닥아 온다. 겨울 동백꽃은 우리의 삶에 여유를 주고, 농(濃)익
은 향기는 영혼의 빛깔이 되어 홍시보다 더 달콤하리라.

소한, 대한 추위가 지나는 동안 가족과 마주앉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 뚝배기와 밥 한
숟가락에 정겨움을 담고 새해 계획을 다시 정리해봐야겠다. 지나간 한해의 목표를 못 이룬 것
은 반성을 하고, 새해에는 아이들과 더욱 신명나게 보내며 꿈을 주는 교실로 만들고 싶다.
열정을 놓치지 말고 영혼의 빛깔을 향하여.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3. 01. 04.)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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