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월드뮤직과 만남

경산2 2014. 1. 18. 07:30

  월드뮤직과 만남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이야기 채록가

 

  몇 달 전, 세종문화회관의 월드뮤직 음악회에 참석했다. 브라질리안과 아프로 큐반을
넘나드는 화려한 라틴의 향연‘로스 아미고스(Los Amigos)’밴드와 한국적인 월드뮤직의
개척자 강상구, 그리고 객석을 압도하는 신들린 핑거링 박주원 등의 밴드 연주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월드뮤직은 각 나라와 민족고유의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컨템포러리(Contemporary)’
화시켜 우리의 입맛에 맞게 개량한 음악을 뜻한다. 월드뮤직은 전통음악과 민속음악을
부모로 두고 태어난 자식들로 그 나라와 민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오랫동안 존재할 음
악으로 세계인이 즐기고 있다.

 

  첫 번째 출연한 로스 아미고스는 한국에서 드물게 브라질리안(Brazilian)과 아프로 큐
반(Afro-Cuban) 음악을 함께 연주하는 라틴 재즈 밴드다. 그들은 라틴 특유의 화려한
리듬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역동적 음악을 들려주었다.

 

두 번째 출연한 강상구는 국악 퓨전곡을 연주하는 한국적인 월드뮤직의 개척자로, 수많
은 국악 퓨전곡들과 뮤지컬, 연극, 무용음악과 애니메이션 ,영화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
은 작곡 활동을 하며 연주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출연한 ‘집시기타’의 박주원은 신들린 핑거링으로 객석을 압도하는 대중음
악계에 열풍을 일으킨 기타리스트다. 박주원은 2장의 앨범을 통해 화려하면서도 뛰어난
테크닉으로 한국 음악계에 처음으로 집시기타의 진수를 선사하기도 했다.

 

  월드뮤직 속에 담긴 나라와 민족의 고유한 색깔을 생각해보았다. 그 속에는 국가와 민
족의 전통을 뿌리로 농축된 문화와 역사, 민족성이 담겨있기에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음악이 되는 것 같다.

 

세계의 음악들이 뜨거운 마음으로 우리의 삶에 다가오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음악은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마법과 같은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힘도 있다.

 

  브라질리안 음악과 국악 퓨전곡들, 그리고 집시기타의 진수를 보여 주려면 얼마나 노력
을 해야 할까? 천재도 지름길은 없으며 연주자들은 나비의 애벌레 시절과 같은 일종의 수
련기를 거쳐야한다. 모차르트나 아인슈타인, 찰스 다윈 등 천재들도 착실하게 수련기를
밟았다고 한다.

 

  이런 수련기를 거친 예술들은 품격 넘치는 문학이 되고, 신화가 되고, 역사가 되며, 인
생이 된다. 또한 척박한 인생에 활력을 주는 샘물로 영감과 감정도 녹는다. 세계 음악을
연주하고 작곡하는 로스 아미고스밴드, 강상구 그리고 박주원 등이 최고 뮤지션이 되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하고 몰입한 것에 다시 한 번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성경 야고보서에는 끈기 있게 끝까지 견뎌낸 사람들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도
이들 연주자들처럼 자신의 일에 끈기 있게 도전하고 여유를 갖으면서 살아야겠다.

 

  팡세를 쓴 파스칼은 “여유를 가지는 것이 바로 행복하게 사는 것.” 이라고 했다. 요즘
같이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음악을 듣는 시간이야말로 일을 하면서 여유를 가지는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즐기면서 일을 하다보면, 지친 마음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이다.

 

  인생은 쉼 없이 지나가는 과정이며 오늘 진흙탕에 빠져 수레바퀴가 잘 구르지 않는다
고 수레를 멈출 수는 없다. 맑은 날, 비 오는 날, 눈 내리는 날, 바람 부는 날에도 음악을
 즐기면서 살면 마음에 위로도 되고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가끔 음악회에 가서 귀청소도하며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3. 12. 09.)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