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직업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 이야기 채록가
6학년 실과과목의 ‘일과 직업’에 대한 수업준비를 하다가 우리나라의 직업 종류가 1천
2백 여 개로 다양함을 알았다. 대학 진학률은 ‘미국이 60~70%, 일본 50%, 독일 30%인데,
우리의 진학률은 작년 고졸자의 71%가 대학에 진학하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직업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학 진학률이 높다보니 대졸 실업자가 많이 늘어나는 부작용
을 낳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10~20년 후 유망 직종과 대학진학 보다 자신이 하고 싶
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몇 년 전, 둘째 아들이 3년간 노력하여 공무원시험에 합격하였다. 지금은 부부 공무원으
로 근무 중이지만 긴 시간 뒷바라지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최근에 서울대 규장각 박현순
교수의 조선시대 과거시험에 대한 강의를 듣고 보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 시절에 인기
있는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금융, 언론사 등 취업의 길이 험난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오늘날은 인재들이 각 분야로 분산되지만 조선시대에는 의료나 과학 기술, 경제 분야의
여러 직종은 중인층 이하가 담당하였고, 양반 사대부들에게는 오로지 유학을 공부하여 관
료가 되는 길만이 열려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서당이나 향교, 사찰 등에서 동년배들과 집중적으로 공부를 할 수밖에 없
었다.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 퇴계 이황은 진사시와 문과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을 했지만,
후손 중 문과급제자는 160여년 만에 나왔다.
퇴계는 ‘아들에게 613통, 손자에게 125통의 편지를 써서 글을 가르쳤으나 아들과 손자 모
두 번번이 과거에서 낙방했다.’ 소설가 조정래는 사람이 일생에서 자식교육과 명리(명예
와 재력), 수명 등 세 가지는 뜻대로 이루기 어렵다고 한다.
세상이 바뀌어 직업과 일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변모했지만 우리 주변을 보면 부모들이
인문계는 판검사, 자연계는 의사를 희망한다. 그러나 미국이나 선진국들은 다양한 직업
을 선호하는 것을 본다.
미국의 빌게이츠나 잡스 등은 IT사업의 중요성을 알고 대기업 취업보다 창업을 주도했다.
제조업도 중요하지만 특히 IT의 소프트사업은 세계 최고의 직업과 일로 인정한다.
오래전에는 공무원, 교사, 공기업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선호했다. 그런데 수업을
하며 아이들이 “저는 요리사나 제빵, 바리스타를 지망해요.” 라는 말에 직업의 변모를 느
낄 수 있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평생 몇 번의 직업을 바꾸어야할지도 모르기에 자신의 조
건에 맞는 자격증과 취미를 살려둘 필요가 있다. 필자도 대학시절 준비한 교사자격증과 글
쓰기 취미의 혜택을 톡톡히 보았다. 그래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자신의 능력과 취
미에 맞는 일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한다.
덴마크정부는 장래의 직업 수요를 파악하고, 직업학교와 대학의 정원을 재조정하며, 의사
부터 미용사·목수에 이르기까지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공급하고 있다. 매년 각종 자격증
숫자를 조절한 덕분에 덴마크는 실업자를 최소화하면서 세계에서 국민 행복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우리나라도 각 직업마다 밥벌이하는 사람 숫자를 알고 내고, 그들이 생산해내는 부(富)의
크기를 짐작해 평균소득을 계산하여 일과 직업에 활용해야겠다. 이제는 공무원 같은 직업
에만 몰리는 청년들과 수많은 젊은이가 가수를 하겠다며 우르르 오디션에 몰려다니는 것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
정부는 장래의 직업 수요를 파악하고, 직업학교와 대학의 정원을 재조정하여 젊은이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해주길 고대한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1. 01. 09.)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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