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베트남에서 생각나는 것들

경산2 2014. 9. 13. 20:28

 

    베트남에서 생각나는 것들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난 6월 초, 베트남으로 여행을 갔다. 그동안 캄보디아, 타이, 미얀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다녀왔기에 동남아시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내리기 전, 승무원이 한국인은 15일간 무비자 입국에 법무부 출입국신
고서를 작성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우리는 1964년부터 1973년까지 한국군 31만 명을 파병하였고, 전쟁 때문에 우리를 미
워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대접을 해주어 대한민국 경제의 힘을 느꼈다.  하노이
시내에서 홍강으로 달리는데, 공항에서와 똑같은 한국 대기업 로고가 가로등마다 선
명하게 보였다.

가장 높은 70층 빌딩은 경남기업이 준공했고, 60층 빌딩은 롯데가 건설 중에 있었다.
노이바이공항은 제주도 공항의 설계도면을 활용했다고 하며, 하노이 홍강에서 가장
긴 ‘빈틴 교량’ 준공식을 여행 중 보았다.

이 다리는 ‘베트남판 원효대교’로 불리고, 한국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으로 GS건설
이 공사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를 보면 20 여 년 전, 베트남과 수교한 후 삼성,
LG, 현대자동차, 금호, 대우, CGV 등 3352개 기업이 진출하였고, 법률자문을 위하여
율촌, 지평, 로고스 등 한국 로펌이 3개나 있다.

도로를 달리다 보니 금호고속과 현대관광버스도 만났다. 베트남은 1천여 년 간 중국
과 신하관계의 나라로, 70여 년 간 프랑스의 식민지로 중국과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베트남을 생각하면 오래전 ‘연인’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프랑스 식민지 시
절 중국청년과의 사랑이야기다.

현지 가이드 및 베트남 여자와 결혼한 교포의 말에 의하면, 베트남 남부 사람들은 성
격이 온순한데, 북부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며 한국인과 결혼 후에도
자주 다툰다고 했다. 그래서 베트남 여자와 결혼 하려면 남부사람과 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이어서 육지의 하롱베이라는 닌빈 짱안으로 갔다. 작년 SBS에서 ‘런닝맨’을 촬영한
자연경관 석회동굴을 베트남 전통모자인 ‘롱’을 쓰고 삼판이라는 나룻배를 타고 둘러
보았다.

다음날 하롱베이 관광에 나섰는데, 영화 ‘인도차이나’와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이 되
었던 이곳을 세계 8대 비경이라고 한다. 3000여 개의 섬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바다
를 이루고, 다금바리, 붉은도미, 갑오징어, 게 등 해물요리와 베트남 국민주 ‘넵모이’
를 마시니 신선이 된 기분이다.

다금바리는 제주도의 특산물로 일본 남부, 베트남, 필리핀 등에도 서식하며, 국내에
서 먹던 돔이나 광어, 우럭 보다 맛이 덜한 것이 아쉬웠다. 이 나라는 사회주의 국가
이지만, 중국보다 국가 통제가 덜하고 국민 대부분이 젊은 노동자에 저렴한 인건비
는 우리에게 매력적인 나라이다.

베트남 여자들이 우리나라 남자들과 결혼한 숫자는 중국(조선족포함) 다음으로 많다.
이 나라에 우리의 기술을 전수해주면서 더욱 협력하고,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국이 기술 강대국으로 유지할 수 있다.

베트남을 여행하며 생각나는 것은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여 현지생산을 더욱 확대
하고 기술이전을 통하여 같이 잘사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베트남 다문화
가족들에게 좀 더 따뜻하게 대해주는 이웃이 되길 고대해본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4. 07. 16.)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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