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쌀국수 월남쌈 그리고 넵모이

경산2 2014. 9. 20. 05:25

 

   쌀국수 월남쌈 그리고 넵모이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난 6월 초, 베트남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내려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려할
때, 국내 대기업 근무시절 함께 일했던 후배 부부 팀들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국내
여행에서는 아는 분을 가끔씩 만나지만 해외에서 지인들을 만나기는 처음이다.

그들과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지난날을 생각하며 대화도 많이 나누었다. 특히 일행 중
후배 한명은 이곳으로 출장을 온 적이 있어 다양한 먹거리와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었다.

  여러해 전, 큰며느리가 신혼살림을 차린 후 초대를 했는데, 각종 색깔의 야채를 가지
런히 접시에 담고 깔끔하게 차린 ‘월남 쌈’을 내왔다. 그 이후 가끔씩 먹었고 이번 여행
중 가이드가 월남 쌈 식당으로 안내를 했다.

베트남어로 ‘고이꾸온’(베트남 쌈)이라고 하며, 당근, 오이, 각종 채소와 돼지고기, 새
우, 버섯 등을 싸먹는데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이 음식은 뜨거운 물에 라이스페이퍼
(반짱)를 살짝 적신 뒤 각종 야채를 싸먹기도 하고, 생선과 고기를 샤부샤부처럼 데친
뒤 싸먹기도 한다.
    
월남 쌈은 베트남보다 호주에서 더 대중화된 음식이다. 베트남 전쟁 직후 많은 사람
들이 망명을 갔고, 가장 많은 이민자들이 호주로 이주했다. 정착 후 많은 베트남인들이
음식점을 차렸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던 음식이 바로 베트남 쌈으로 다문화 국가
인 호주에서 쉽고 풍성하게 즐길 수 있기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쌀국수는 10여 년 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가서 처음 먹어 보았는데 담백하고 맛
있기에 기억을 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가끔씩 먹고 있다. 2000년대 초,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베트남 쌀국수는 건강한 음식을 찾는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굳건히
그 위치를 지키고 있다.

웰빙 열풍을 타고 낮은 칼로리와 담백한 맛, 쌀로 만든 국수라는 점이 쌀 문화권인 한
국에서 성공한 것 같고 베트남 여행 중에도 여러 번 먹었다. 쌀국수는 쫄깃하게 삶아낸
면발에 쇠고기나 닭육수를 넣고 신선한 야채를 듬뿍 넣은 건강식으로, 베트남 쌀국수
‘퍼’가 대표 음식이 된 역사는 의외로 짧다.

19세기말 방직공업이 번성했던 남딘의 공장에서 일과를 마친 노동자들이 고기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던 것이 쌀국수의 시초이고, 프랑스의 야채수프인 ‘뽀오페’를 베트남
식재료에 맞게끔 변형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이드와 회사후배가 이구동성으로 베트남의 국민 술 ‘넵모이’를 소개해서 월남 쌈을
안주로 넵모이를 마셨다. 넵모이는 39.5도로 베트남 보드카라고도 하고, 넵은 찹쌀, 모
이는 새롭다는 의미로 새로운 찹쌀주라는 뜻이며, 부드럽고 싸한 맛이 나고 구수한 누
룽지향이 입안에 번지면서 뒤끝이 깨끗했다.

  해외에 나가면 그 나라 민속주를 마셔보고 그 나라 음식을 맛보며 새로운 것을 발견
하는 것은 삶을 활기차게 한다. 우리 모두 내가 살던 곳을 떠나 여행을 가면 새로운
문화와 음식들을 접하여 보자.

기회가 되면 베트남의 쌀국수, 월남쌈 그리고 넵모이를 먹어 보고, 주변의 베트남 다
문화 가정의 애환도 들어주며 새로운 세계문화를 이해하면서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4. 08. 07.)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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