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국내 해외여행 및 산행 후기

순천만정원과 꼬막정식

경산2 2014. 10. 5. 05:41

 

    순천만정원과 꼬막정식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난 6월 중순, 고등학교 친구들 부부와 순천만정원으로 가는 관광버스를 탔다. 재작
년 아내와 남도 지방을 여행하며 순천만 갈대숲을 간적이 있다. 순천만은 세계 5대 연
안습지로 생태계의 보물이며 많은 자연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순천만 갈대숲을 복원한 뒤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록되면서, 매년 관광객이 200만 명이
상이 찾아온다.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지역에 작년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
여 세계에 널리 알린바 있다.

  순천만정원은 동천에서 봉화산 둘레 길로 이어져 도시 전체가 하나의 큰 정원이고,
이 개천에는 백로와 버들치, 은어와 모래무지가 살고 수생식물과 야생화 꽃 단지, 산
책로, 징검다리가 있다.

하구로 가면 드넓은 갈대군락이 이어져 순천만의 장관을 이루고, 동천의 냇물은 순천
만과 남해 그리고 태평양까지 흘러간다. 이 정원은 강과 습지가한데 어울려 생명력을
품고 있었다.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된 프랑스 정원, 중국정원, 이탈리아정원, 미국정원 등을 둘러
보니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몇 년 전, 서유럽을 여행하며 정원의 대명사처럼 여
겨지는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원을 가보니 정말 화려했고, 중국에서는 측천무후의
정원을 가보았는데 크기가 대단하였다.

가끔씩 방문하는 한국의 비원 즉 창덕궁 후원은 정원예술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작년 남해 원예 예술촌을 갔을 때, 한국손바닥정원연구회 20여명의 원예인들이 집과
정원을 예술작품처럼 꾸미고 사는 아름다운 마을을 본적이 있다.

이 마을은 핀란드풍 필란디아 스파정원, 뉴질랜드풍 라일락하우스 토피어리정원, 스
페인풍 조각공원, 네덜란드풍 풍차정원, 프랑스풍 풀꽃지붕 등을 아기자기하게 만들
었다. 그런데 순천의 세계정원은 자연친화적으로 잘 배치되어 정원의 아름다움에 마
음을 빼앗겼다.

  세계정원을 방문하고 이 고장 최고의 먹거리인 꼬막정식을 먹으러갔다. 꼬막은 교
사시절 동료교사들과 공동연수 때 거문도를 다녀오며 벌교에서 먹었는데, 그 맛을
잊지 못하여 재작년 아내와 순천만 습지를 구경하고 꼬막정식을 먹었다.

이번에는 고교친구들에게 꼬막을 안내했더니 모두들 맛있는 음식에 반해버렸다. 그
기에 최근에 필자가 베트남을 여행하며, 베트남에서 구입한 국민주 ‘넵모이’를 곁들
여 마시니 친구들 모두가 즐거워했다.

  맛있는 꼬막 음식과 자연 친화적 정원을 관광하고 나니 친구들과 우정도 아내와 대
화도 더욱 정겨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듯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중요
하다. 속담에 음식이 맛이 좋으면 나무칼로 귀를 베어도 모르겠고, 배가 부르면 평안
감사도 발아래 보인다고 한다.

이처럼 40년 지기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담소 나누는 여행으로 좋은 추억 쌓기
를 했다. 아름다운 순천만을 떠나 고속도로를 달리는 관광버스의 차창을 바라보니
노을 지는 푸른 산들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고, 아내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만발
하는 것을 보았다.

가끔씩 여행을 통하여 생활의 변화를 주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발전에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가슴이 답답할 때 훌훌 털고 야외로 나가서 심호흡도 하
며 가정의 분위기를 바꾸어 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4. 07. 22.)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