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과 시(詩)낭송회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난 9월 하순, 인사동 문화의 거리에서 시(詩)낭송회를 했다. 인사동 14길은 사천,
선천, 두 대문 등 한정식 집은 문인들이, 경인 미술관 찻집에는 소설가 박완서 등이
자주 모이던 장소였다.
이곳에서 인사동을 찾는 시민들과 문화인 그리고 외국인들 앞에서 시낭송회는 매우
뜻있는 일이었다. 필자가 참여하는 S 시낭송회는 한 달에 한번 실시하는데 50회가
넘었다.
낭송회 장소는 전철역 구내 쉼터나 탑골공원, 한강 유람선 선착장, 서울 숲 공원, 대
학로광장 등 많은 인파가 있는 장소에서 시민들과 함께 문학을 즐기도록 하고 있다.
1부는 명시를 낭송하고, 2부는 자작시, 3부는 현장의 시민 중 누구나 신청하여 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시낭송회 모임은 전국의 지역마다 있고,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시낭송 단체는 ‘공
간 시낭독회’로 35년 역사에 400회 낭독회 모임을 가졌다. 가장 규모가 큰 낭송회는
‘재능 시낭송회’로 전국에 지부가 있으며 감정이입(感情移入)과 기교를 많이 부린다.
충청도의 모 신문사는 매년 시군을 순회하며, 지역 명사들과 문학의 밤 낭송회를 열
고 있는데 매우 좋은 현상인 것 같다. 모두들 바쁘게 살면서 길고 어려운 시를 외우
고, 감정을 넣어서 낭송을 하는 분도 있는데 보기는 좋지만 무리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시낭송회는 긴 시를 외워 낭송하는 것을 지양하는 단체도 있다. 시낭송
회는 시작 전과, 1부나 2부 사이, 각종 악기 연주가들이 흥을 돋우고, 문학인과 일반
시민들이 메마른 가슴을 달래면서 더듬거리며 낭독을 해도 보기가 좋다.
낭송이나 낭독이 좋은 이유는 소리 내어 읽으므로 흥이 나고 즐거워 눈과 혀, 입술,
성대까지 자극하며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낭송이 끝난 후 막걸리에
파전으로 목을 축이면 살아가는 맛이 난다.
돈, 권력, 지위, 명예도 중요하겠지만 가끔씩 시간을 내서 명시나 자작시를 낭송하
면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이 되어 자신을 뒤돌아보는 좋은 기회도 되는데, 천상병시
인 공원에서 실시하는 이번 달 시낭송회가 또 기다려진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는 “시란 정(情)을 뿌리로 하고 말을 싹으로 하며 소리를 꽃으로
하고 의미를 열매로 한다.”고 했다. 필자는 각종문학회 모임과 시니어들 연수 수료식,
동창회모임에 참석하여 계절에 맞는 시를 낭송하여 지인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시인의 본분은 사람들 마음속에 심연(深淵)에 빛을 보내는 것으로, 예술과 문학의
중심지인 인사동에서 시낭송회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시(詩)란 영혼의 음악
으로 다정다감한 목소리가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누구나 시인이 되어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삶이 맑아지고 균형을 이루며 안
정감도 얻게 된다. 우리의 삶은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졌을 때 오붓한 행복감을 느
낀다.
중년 이후 마음이 허전할 때, 시인들의 낭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고, 밤하늘에
가득 뜬 별들을 바라보며 시집도 읽고, 음악회와 연극도 보며 살아야 하는 것 아닐
까 한다. 우리 모두 노래하는 시인이 되어 기쁨과 즐거움 나누며 행복하게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4. 10. 23.)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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