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활동의 추억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선배님, 소식 궁금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필자가 모임을 주선한
C선배에게 한 말이다. 오래 전, 대학의 UN학생회 동아리에서 만나 열심히 활동을 하며
인생을 토로한 선후배들과의 만남이었다.
그동안 서로가 소식을 모르다가 요즘 유행하는 Facebook과 SNS를 통하여 선후배들과
연락이 되었다. 그리고 이메일과 카톡 그룹을 만들어 중년이 넘은 나이지만 젊은이들처
럼 모임을 갖게 되었다.
필자는 대학에 입학하여 딱딱한 전공수업이 끝나면 전공이 다른 새내기들과 동아리 사
무실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강의실 밖의 우정을 쌓았다. 동아리활동은 공통의 취미, 관
심사를 가진 학생들로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특별 활동으로 분류되며 산악클럽, 종교클
럽, 문학클럽, 음악, 창작, 미술, 컴퓨터, 전자기술, 자동차 분야 등 다양하다.
그리고 취미·오락·스포츠·문화창조·실용 지식·기술 습득·정치 이해관계 등에 따라 다양
한 서클도 있다. 개교기념일 때, 우리 동아리행사를 위하여 각국 대사관을 방문해서 그
나라 국기를 빌려오고 행사에 참여토록 부탁도 했다.
행사 날에는 각국 대사관 관계자가 오고 자기나라 소개와 의상, 춤, 노래 등 문화를 알
리고 참석자 모두가 아리랑을 합창하며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그리고 행사비를 마련하
려고 기업체를 방문하여 스폰서를 부탁하여 팸플릿도 만들고, 지도 교수님의 지도로
모의(模擬) UN총회도 했다.
우리는 6.25전쟁이 났을 때 UN의 도움을 받아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기에 매년 10월 24
일이 국제연합일(UN day)로 지정되어 있고, UN학생회는 국제연합이라는 이념아래 다
양한 활동을 한다.
가끔씩 근교의 캠프장에서, 방학 때는 속리산 유스호스텔에서 세계평화와 공동체에 대
한 특강도 듣고 열띤 토론과 대화는 또 다른 사회를 배우도록 해주었고, 캠프파이어와
포크송 등 단합대회도 하며 낭만을 즐겼다.
농촌봉사활동 자금이나 수해가 났을 때 위문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명동이나 종로로 나
가 주간지를 팔았다.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여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이런 활동 덕분에 섭외력, 리더십도 배우게 되었고 수재의
연금과 농촌 봉사활동자금도 마련했다.
한편, UN학생회 친구 4명이 YMCA 대학생부에 함께 가입하여 다른 학교 학생들과 친
교도 하고 사회봉사도 했다. 그리고 싱얼롱-Y를 통하여 포크송과 팝송을 배우고, 그 당
시 유행하던 포크댄스를 배워 젊음을 누렸다.
미국 학교에서는 초중고 학생시절부터 클럽활동을 하며 다양한 예체능을 배우고 선후
배들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부터 특
별활동 체험학습을 통하여 각자의 소질에 따라 문예, 그리기, 악기연주, 과학실험, 어
학, 스포츠 등의 방과 후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는 대학시절 UN학생회와 YMCA 클럽활동을 한 덕분에 사회에 나가서도 적극적으
로 활동하게 되었고, 직장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여 매우 유익하게 근무하게 했다. 특
히 IMF로 회사가 부도가 나서 명퇴를 한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도 열정적으로 도전
할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다.
오랜만에 동아리 선후배들을 만나고 보니 클럽활동을 통하여 인간관계와 조직활동 그
리고 섭외활동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었음을 느낀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5. 03. 24.)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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