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과 무령왕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공무원문학협회의 백제문학 기행에 참여하려고 대전역으로 갔다. 그동안 부소산성이 있는 부여는
여러 번 다녀왔고, 작년 공무원문학회 세미나 때는 서산시 가야산 백제시절의 마애삼존불상(三尊佛像)
을 자세히 본적이 있다.
그리고 대학동창들과 백제 법왕 때 창건한 김제시 금산사와 의자왕시절에 건축한 내장사를 여행한 적
도 있는데, 백제문화는 볼 때마다 흥미롭다. 이번 문학탐방은 백제가 한성시대 이후 사비성(부여)으로
천도하기 전까지 5대 64년간 웅진(공주)을 도읍지로 한 공산성(公山城)방문이다. 공산성은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으로 백제시대에는 토성이었던 것을 조선시대 때 석성으
로 다시 쌓았다고 한다.
계룡산과 차령산맥이 한눈에 들어오고 비단결 같은 금강이 발아래에서 찰랑거리는 공산성은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무령왕릉은 송산리 제6호 벽돌무덤 북쪽
의 나지막한 구릉지대에 있고, 일제강점기의 송산리 고분군 조사 때에는 왕릉으로 주목되지 않았다.
그러나 40여 년 전 제6호 벽돌무덤 내부에 스며드는 유입수를 막기 위하여 굴을 파면서 왕릉입구가
드러났다. 출토유물은 4,600여 점으로 중요 장신구로는 왕이 소지한 것으로 보이는 금제관식(金製
冠飾) 1쌍, 금귀걸이 1쌍, 금제 뒤꽂이 1점 등 국보로 지정된 것만도 17건이다.
5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G20정상회의 때 20여 개국 외국 정상들이 우리문화에 깜짝 놀랐다고 한
다. 기원전 5000년경의 빗살무늬토기와 기원전 6-5세기의 돌칼, 6-7세기의 백제금동대항로(국보 287
호)등 국립중앙박물관이 추천한 한국의 명품 20선에 세계 정상들이 감탄을 했다.
5천년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은 소박함과 다양함, 질박, 검소함인데, 백제금동대항로와
고려청자, 그리고 고려불화는 정말 섬세하고 화려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전대학 이한상 교수의
‘삼국시대의 장신구 문화’에 대하여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고구려, 백제, 신라 중 왕릉이라고
표기를 한 곳은 백제의 무령왕 한 곳 뿐이라고 했다. 이번 여행 중 무령왕릉이라는 지석을 확인하여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무령왕릉에서 금동신발 2켤레를 보았는데 신발에 스파이크 있으면 백제, 없으면 신라 것으로,
백제와 신라 왕족, 귀족들 간에 자존심 경쟁도 느끼게 했다. 지난 7월초, 공산성과 무령왕릉 등 백제
문화재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되어 국가적으로 경사로운 일이고, 공주와 부여, 익산지
방은 축제분위기이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합쳐 모두 12건으로 늘었다. 녹음과
무더위가 교차되는 계절에 공주를 여행하며 아름다운 금강도 보고 백제문화 공부를 많이 했다. 그리고 공
직에서 근무하던 문학인들과 대화와 토론으로 새로워지는 자신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문학이라는 인연을 통해 내적으로 성장하고, 여행을 통하여 새로운 만남은 매우 귀하고 소중하며
즐거움을 주었다. 백제문화를 생각하니 문인들과 갈바람 맞으며 여행하는 가을 문학탐방이 기다려진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5. 07. 28.)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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