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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오르간과 떠나는 음악여행

경산2 2016. 1. 12. 19:45

 

  파이프오르간과 떠나는 음악여행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오랜만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파이프오르간(pipe-organ)과 떠나는 음악여행’ 공연에 참석했다.

악기의 제왕 오르간이 명곡들을 연주해주어 바쁘게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주었다.

모차르트가 ‘악기의 왕’이라고 했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와 음향을 자랑하는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한

소리를 몇 년 만에 이곳에서 다시 듣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오프닝 곡은 음악의 아버지이자 오르간 음악의 거장 바흐의 대표곡으로 ‘토카타와 푸가’가 연주되었는데,

이곡은 바흐의 수많은 오르간 곡 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으로 자유롭고 역동적이며 웅장함을 느끼게 했

다. 토카타와 푸가는 세종대극장 1층과 2층 사이에 설치된 6단 파이프오르간을 김은영이 연주하였다.


이어서 러시아 음악이 연주되었는데 현대 러시아 음악의 아버지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의

서곡을 오르가니스트 김은영과 김세룡의 듀오 연주로 선보였다. 이곡은 무대 정면 중앙에 설치한 4단

파이프오르간에서 2명의 오르가니스트가 함께 연주를 하여 신기했다.


오르가니스트 김은영 교수는 여러 나라 음악을 노련하게 연주하고, 해설도 자세히 해주는 오르간 음악의

최정상을 달리고 있다. 이탈리아 음악 연주 때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유명한 아리아인 ‘공주

는 잠 못 이루고’와 엔리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를 김은영이 오르간을 연주하고 테너 이장원이 멋

지게 불러서 극장 분위기가 최고로 되었다.


오르간은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악기로 고전과 낭만을 느끼도록 한다. 특히 악보에 따라 기계를 작동하면

금속으로 만든 파이프가 트럼펫 소리와 같이 남성적인 금속성 소리를 내고, 전나무 또는 소나무로 만든 파

이프는 플루트와 같은 따뜻한 여성적 소리를 낸다. 그리고 오르가니스트의 동작에 따라 비바람치고, 천둥

치는 날, 절벽 위 성당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소리도 나온다.

 

국내에서 제일 규모가 큰 세종문화회관 오르간은 거대한 크기와 고귀한 음향을 자랑하며 웅장한 소리도

낸다. 오르간의 케이스는 우리 국악기인 거문고 모양을 본떴고, 32개의 범종과 중앙 상부 스페인식 270여

개의 트럼펫은 우리나라 고건축에서 찾아볼 수 있는 추녀 모양으로 한국적 이미지를 살렸다고 한다.


오르간은 1대로 자연의 소리를 모두 낼 수 있기에 유럽의 오래된 교회의 신부와 목사들은 파이프오르간

설치를 가장 큰 목표로 한다. 또한 우리나라 큰 교회에서도 오르간 설치를 많이 하고 있고, 공연장, 대학,

교회 등 국내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은 소중대형 포함 50개 정도가 있다.


파이프오르간과 떠나는 음악여행 덕분에 독일, 러시아, 미국, 이탈리아, 페르시아, 프랑스 등 다양한 나라

의 음악을 오르간으로 감상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파이프오르간이 뿜어낸 거대한 숨소리에 오르

간 악기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악기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관객들에게 훌륭한 곡을 선사해준 오르가니스트 김은영과 김세룡, 트럼펫 임

승구, 테너 이장원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더욱 명성을 날리는 음악가

들이 되길 고대한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5. 11. 12.)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