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활동과 세상 이야기

(수필) 이 가을 어디에 추파(秋波)를 던지나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7. 9. 5. 22:28


   

  이 가을 어디에 추파(秋波)를 던지나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휴가철 해변에 나가면 시원한 비키니 차림의 멋진 여성들이 모래사장을 거니는 것을 본다. 대게의 남성들은

시선을 똑바로 못보고, 민망해서 곁눈질로 본다. 멋진 비키니 여인을 보는 것은 괜찮지만 함부로 추파를 던지

면 성추행으로 곤란해지기에 조심을 해야 한다.


영국의 안과 질환 연구소가 남녀 간 서로 곁눈질하는 시간을 연구했는데 조사결과가 너무 재미있다. 남성들은

하루 평균 여성을 43분간 곁눈질하고, 여성들은 남성을 20분간 곁눈질한다고 한다. 이를 평생으로 환산하면

남자는 1년, 여자는 약6개월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남녀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서로 곁눈질 하며 사는가 보

다.


남성은 여성의 각선미에 시선을 빼앗기고, 여성은 남성의 눈에 매력을 느낀다니 백화점, 시장, 식당, 카페, 버스

터미널, 기차역 등 공공장소에서 누가 훔쳐볼지 궁금하다. 소설가 이정하는 그땐 말없이 보내놓고 지금 와서 왜

애타게 그리워하는지 그 이유를 묻지 말라고 했다.


남녀는 서로 그리워하고, 곁눈질과 추파를 던지면서도 아닌 체하며 시치미를 떼기도 한다.  그런데 왜 유혹하는

눈길을 ‘추파’(秋波)라고 했을까? 중국 명나라의 유학경림 이라는 책에는 추파는 ‘여인의 아름다운 눈동자’ 혹은

 ‘가을 물에 비친 맑은 햇빛’을 뜻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유혹’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우리가 느끼는 대표적인 유혹은 영화 ‘원초적 본능’에서 여자 주인공이 각선미를 자랑하며 앉은 자세가 아닐까

한다. 곁눈질과 추파로 사랑을 이루고서, 왜 남자와 여자는 질투하며 살까. 그 결론은 위험한 열정이 질투로 변

해서이다. 질투는 성직자도 한다는데, 베드로가 예수께 마리아를 떠나게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성경의 도마복음에는 수제자 베드로가 “마리아에게 우리를 떠나라고 하소서”라고 예수에게 간청했다고 해석하기

도 한다. 인간은 서로 질투하며 사랑을 하지만 사랑은 영원히 혼자 소유 할 수 없다. 열정적 사랑과 불타는 애정

이라도 생리적으로 사랑의 유효기간은 2년을 넘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쁜 아내와 살면 3년이 행복하고, 착한 아내와는 30년, 똑똑한 아내와는 3대가 행복하다.’는 말처럼 남녀는 소유

보다 서로의 마음이 중요한다. 가을엔 부지깽이도 저 혼자 뛴다고 하는 속담처럼 추수의 계절이라 모두가 바쁘다.

바쁘지만 잠시 짬을 내서 지나간 추억을 회상해 보자.


젊은 시절의 사랑은 나의 선생이 될 것이고, 중년에는 나의 위안이 되며, 노년에는 나의 기쁨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어리석음을 껴안고 살아야 하는 바보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덕을 쌓자. 소설가 공지영은 인생의 길을 올바로 가고 있

는지 알아보는 방법을 제시했다.


 ‘네가 원하는 길인가? 남들도 그게 너의 길이라고 하나? 마지막으로 운명도 그것이 당신의 길이라고 하는가?’ 우리

모두 3가지의 길을 잘 걷는지 생각해보자. 이 가을 판도라 상자 속의 희망을 꺼내어 변신을 해보자. 이번 가을에 사

랑 받는 유일한 길은 나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다

고 한다. 여러분 이 가을 어디에 추파를 던져서 사랑을 받으실래요.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09. 10. 07.)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