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화 마을학교 시낭송

(에세이) 지필문학 7월호(제45호) 2018. 6월발행(회장 강대환)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6. 27. 05:21




봄 향기 소리 음악회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춥고 긴 겨울을 보내면서 상큼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클래식 음악회가 그리웠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의

‘봄 향기 소리’음악회를 갔는데,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음악으로 채워져 너무나 행복했다. 위대

한 베토벤, 하이든, 슈베르트, 슈만 등 작곡가들이 우리 곁에 찾아온 봄을 각자의 개성으로 매우 특

별하게 그려냈다.


또한 봄을 음악으로 표현한 걸작들을 감상하며 향긋한 계절을 맞이하니 기분이 좋았다. 이번 연주회

는 한경진과 고성헌의 바이올린, 윤진원의 비올라, 김지현의 첼로, 서영일의 베이스, 김희재의 피아

노 연주 등 국내에 최고 기량을 뽐내는 음악가들이 봄노래를 연주했다.


첫 번째 곡, 베토벤의 <스프링 소나타 5번>은 평소에 귀에 익은 곡으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협연이

었다. 피아노의 아름다운 건반 소리에 바이올린의 선율이 합쳐지니 아름다운 봄날의 풍경이 아른거

렸다.


호숫가 거닐며 경쾌한 선율에 날개를 달아서 물 위를 걸어가면 물결은 은빛 귀 열어 환희에 춤을 춘다.

두 번째 곡,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53번> ‘종달새’는 하이든의 현악 4중주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의 하나인데, 이 곡 첫 부분에 나오는 바이올린의 연주가 마치 종달새의 울음소리와 비슷하다고 해

서 종달새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현악 4중주는 제 1바이올린, 제 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각 1명씩 4명으로 연주하는데, 소리가 맑고

깨끗했다. 세 번째 곡, 슈베르트의 피아노 오중주 <송어>는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의 매력을 가진 곡

이다. 피아노와 현악기가 봄의 노래를 주고받으니 만물이 소생하는 것 같고 경쾌하고 신이 났다.


이 가곡은 송어가 유쾌하고 명랑하게 뛰노는 광경을 그렸다. 이 음악은 신선한 느낌이 발산되고 깊은

산 속의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상쾌한 기분이 흐른다. 거울같이 맑은 시내에 송어가 화살처럼 헤엄치

며 놀고 있는데, 물이 너무 맑아서 송어가 잡히지 않자 어부는 물을 흐려놓은 후 송어를 잡았다.


어부의 속임수에 걸려든 송어의 당황스런 모습을 노래하는데 피아노와 현악기가 어우러져 봄소식을

전한다. 마지막 곡으로 슈만의 <피아노 5중주 1,3악장>인데 부드럽게 건반을 움직이는 피아노와 화려

한 현악기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피아노 5중주는 19세기 실내악의 위대한 창조물 중의 하나로 특히 피아니스트가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곡이다. 피아노를 연주한 김희재와 현악 연주자들은 그런 점에서 최고이며, 미칠 듯 내달리다가 어느

새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래서 청중들은 넋을 잃고 연주회에 빠져들었나 보다.

봄에 대한 이번 음악회 레퍼토리들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주는 봄 바다 같았다. 봄은 남쪽 바다에서

시작하고 경쾌한 음악을 통하여 우리의 가슴으로 닿아온다. 봄의 물결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저

절로 알게 되고 깨치는 것들로 우리의 마음속에서 녹아든다.


한편 봄이 오는 소리에 맞추어 피아노와 현악기들이 합주를 하니 머리와 가슴이 시원했다. 이렇게 좋

은 봄이 긴긴 기다림 끝에 왔고, 이번 음악회를 통하여 생명력과 생동감 넘치는 봄의 계절을 만끽하면

서 귀청소도 잘했다.


4월의 시작이다. 길을 걸으면서 봄 향기 소리 감상하고 아지랑이 따라가 행복과 꿈도 찾아보자.

  지필문학 7월호(제45호) 2018. 6월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