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활동과 세상 이야기

(기획특집) 한국창작문학(심의표 이사장) (제11호) 2018. 6월 18일 발행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6. 30. 21:47




 (에세이)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자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최근 문학회 행사에서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의 저자 박계형 소설가를 만났다. 이 책은 필자가 학창시절

밤새워 읽던 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고, 줄거리는 자궁암으로 죽어가는 32세 여인의 순애보적인 삶을

그린 인기소설로 4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였다.


그동안 박계형 작가의 소식이 궁금하던 차 문학행사에서 만나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을 다닐 때

시인 박목월 교수와 소설가 손장순 교수의 강의를 들었지만, 그때는 시나 소설 쓰기에 관심이 없었고 읽는 것

만 좋아했다.


그런데 시인이나 수필가도 중요하지만 소설가는 가공의 인물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전달하기에 소

설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문학 중 아주 고단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기 드 모파

상의 단편소설 ‘여자의 일생’을 영화로 보았다.


주인공 잔느는 부유하고 화목한 집안에서 자란 후 가난한 청년 줄리앙과 결혼했다. 어느 날, 남편이 그녀의 하

녀와 바람을 피운 사실이 밝혀지고, 외도를 용서해야 한다는 주변의 압력 속에 잔느는 아들을 낳는다. 그럼에

도 뉘우치지 않고 남편은 이웃 백작부인과 또다시 불륜관계에 빠졌다.


불의의 사건으로 줄리앙을 잃은 후, 그녀의 유일한 기쁨이었던 아들마저 집을 떠나 끊임없이 사업 자금을 요

구해오자, 잔느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피폐한 삶을 살았다.  필자가 평론가 백철 교수의 ‘작가작품론’ 강의를

들으면서 최인호 작가의 ‘별들의 고향’에 대하여 연구 한 적이 있다.


45년 전 조선일보에 연재된 그의 소설 별들의 고향은 100만 부 이상 팔리는 인기를 누리며 호스티스 문학을

선도했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과 여자의 일생, 그리고 별들의 고향 모두다 남녀 간 사랑의 이야기다.


사랑이 오는 것은 남자가 먼저 알고, 사랑이 가는 것은 여자가 먼저 안다고 하는데 우리 모두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살려면 자신의 위치를 잘 지켜야겠다. 사랑이란 잠시 달콤하고 기쁘지만 가정을 이루고 긴 세월을 함께

산다는 것은 고뇌와 계약을 맺는 것으로 서로 양보하고 절제할 줄 알아야한다.


괴테는 ‘20대의 사랑은 환상이고, 30대의 사랑은 변덕이며, 40대에 전정한 플로토닉 사랑을 알게 된다.’ 고 했다.

우리 모두 40이 넘을 때까지 부부간의 정을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자. 그런데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남자가 80이

넘어야 여자를 여자로 안 본다니, 남자들은 항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자신을 제어할 줄 알아야겠다.


‘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과 ‘여자의 일생’에 대한 책과 영화를 보고 생각해보니, 부부란 3개월 동안 사랑하고,

3년 동안 싸우고, 30년 동안 참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래서 좋은 결혼은 눈먼 아내와 귀먹은 남편이 만나

는 것이 가장 행복 하다고 하는가 보다.


서로 모르면 편하기 때문이다. 어느 집이나 차이는 있겠지만 부부간의 삶에서 기쁨의 순간보다는 슬픔과 고통의

시간이 더 길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사랑을 아름답게 오래토록 유지하기 위해서, 절제하며

양보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어 보자.

    한국창작문학 여름 (제11호) 2018. 6월 18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