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촌문학 제29집 발행인 정성수 시인은 교육공무원으로 퇴임 후 전북에서 중견 작가로 활동을 하며
전주대학교 사범대학에서 논리논술을 강의하고 있다. 각종 문학상과 공모전에서 상을 휩쓸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창작기금을 수혜받았고, 전북지역 문학발전을 위하여 열정을 쏟고 있다.
순천 송광사(松廣寺)와 영광 불갑사(佛甲寺 )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가을을 맞이하여 송광사(松廣寺)로 형제들과 여행을 갔다. 이 사찰은 합천 해인사와 양산 통도사와
더불어 한국 삼보사찰(三寶寺刹)로 불리고 있다. 그동안 해인사와 통도사는 몇 번 가보았지만 송광
사는 처음 방문하였다.
통도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불보사찰(佛寶寺刹), 해인사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
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있어 법보사찰(法寶寺刹), 그리고 송광사는 한국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어 승보사찰(僧寶寺刹)이다.
1천 2백 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송광사에는 3가지 명물이 있다. 첫째 ‘비사리구시’는 3백 여 년 전
남원 세전골에 있던 큰 싸리나무가 쓰러지자 4천명 분의 밥을 담을 수게 만들었다. 둘째는 ‘능견난
사’인데 사찰의 음식을 담아내는 수공예품 그릇으로 그 정교함이 돋보인다.
셋째는 ‘쌍 향수’로 두 그루의 향나무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쌍 향수란 이름이 붙었다. 서울 성북
동에 있는 길상사에 가면 법정(法頂) 스님의 유품을 모신 방이 있고, 그 분이 남긴 법어들이 액자로
만들어 많이 걸려 있다.
그 중에 불일암 이야기도 나오는데 40여 년 전 법정스님이 송광사에 암자를 중건하면서 불일암이라
는 편액을 걸었다. 송광사 입구 오솔길에 법정스님이 생전에 자주 찾은 불일암 ‘무 소유길’이 있어
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았다.
점심을 먹고 영광군에 있는 불갑사(佛甲寺)를 갔다. 불갑사는 오래 전에 다녀왔는데, 교직에 있을 때
아이들에게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절이라고 가르쳤고, 요즘은 마을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며 불교
이야기만 나오면 자주 거론하는 사찰이다.
이 절은 1천6백여 년 전 백제 침류왕 때 인도의 간다라 마라난타 성인이 중국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파했다. 그리고 제일 처음 지은 사찰이라 절 이름을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로 했다. 법성
포라는 지명도 성인이 법을 가지고 들어 온 포구였다고 법성포로 바뀌었다 한다.
절 밖의 오솔길에는 진각국사가 심었다는 수령 700여 년의 천연기념물 참식나무가 있다. 참식나무는
신라 법흥왕 때 경운스님과 인도공주 진희수와의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다. 가을철 불갑사의 뒷길에
는 꽃 무릇이 넓은 숲 바닥을 붉게 물들인다.
불갑사 석산의 백합목 수선화과의 꽃 무릇은 일명 상사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순천 송광사와 영광 불갑사를 둘러보니 백제지역에 사찰이나 문화재가
많은데 잘 가꾸고 보존해야겠다.
그리고 스님들의 참선(參禪)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마음의 벽도 허물고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어
떤 사람은 자신의 업(業)에 몰두하려고 여행을 하였는데, 이집트의 수도승은 고향을 떠나 사막에 살
면서 침묵으로 득도를 했다.
미국의 원주민 아파치족들도 때때로 침묵으로 살아간다는데, 침묵은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지혜
를 주기 때문이다. 석가모니는 ‘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하더라도 가난하고 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더라도 부유하다.’고 했다.
행복이란 물질보다 본인이 어떤 의지와 마음의 자세를 지녔느냐에 달렸다. 독자들도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침묵 하면서 행복의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다. 행복은 저 멀리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
우리 마음속에 있다.
우리 모두 물질적인 큰 욕심은 버리고 안전하고, 평화롭게, 건강하기를 빌며, 따뜻한 온기 같은 행
복을 찾았으면 한다. (P.S. 이 글은 원고지 17매 분량이지만 지면 관계상 10매로 줄였습니다.)
향촌의 사계 (제29집) 2018년 11월 24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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