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화 마을학교 시낭송

(시) 종로에서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12. 20. 05:27




   종로에서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노란 부채들이

만추의 선율에 따라

사뿐히 내려앉고

차가운 바람이 물결치면

뚝뚝 떨어지는 눈물 꽃 되어

자동차의 불빛 따라

종로는 밤을 잊은 것 같다


종각, 청계천

젊음이 넘치고

피아노 길 골목에는

스산한 바람에 세월을 잊고

야생화가 되어 버린 군중들

술 취한 젊은 남녀는

밤을 잊은 것 같다


탑골공원 지나

인사동 가는 길

별처럼 맑은 눈을 갖은 아이

노란 은행잎 머리에 꽂고

거리 악사들 음악소리에

소녀는 밤을 잊은 것 같다

지필문학 10월호 (2012년 10월)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