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현충사(顯忠祠)와 지중해 마을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오랜만에 동생들과 서해 바다로 여행을 갔다. 형제들과 만나서 여행을 간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숙소는 충남 대천에 있는 충청북도학생해양수련원으로 교직에 근무할 때 가끔씩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과
가본 곳이라 좋았다. 호국보훈의 달 6월, 오래 전 한번 다녀온 아산 현충사를 갔다.
현충사는 임진왜란 때 순국한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으로 300여 년 전 숙종 때 충청도 유생
들이 숙종 임금께 상소하여 조정에서 이를 허락해 사당을 건립하였다. 그리고 다음 해 숙종임금이 현충사
란 액자를 하사하였다.
그러나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현충사는 철폐되었으나, 1906년 을사늑약에 분노한 유림들이 현충사
유허비(遺墟碑)를 건립하였다. 경내 면적은 16만평 정도로 규모가 대단하다. 조선시대 나라를 구한 영웅이
기에 역대 어느 군주보다도 넓은 면적에 영면하고 추모하고 있는 것 같다.
이순신을 세계 제1의 해장(海將)이라고 오가사와라 해군 중장, 사토 데스타로 해군 중장, 도쿠토미 소호 역
사가, 시바 료타로 소설가 등 일본인들이 평가했다. 그들은 담대하고 활달, 치밀한 두뇌에 장군다운 그릇, 넬
슨보다 우위, 조선 구국의 영웅, 동양이 배출한 유일한 바다의 명장이라고 격찬했다.
이어서 아산 신도시에 있는 ‘지중해 마을’을 갔다. 이곳에는 최근에 대기업들이 이 지역으로 많이 옮겨오고
더욱 번창하여 새로운 마을을 형성한 것 같다. 일산의 프로방스, 가평의 쁘티프랑스, 남해의 독일마을 등
을 가보았지만 아산의 지중해 마을도 잘 꾸며져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이곳 지중해 마을에는 그리스 산토리니, 파르테논의 건축양식 등 지중해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건축양식은 그리스 신전처럼 열주(列柱 큰 기둥)들이 받치고 있고, 정면의 두 개는 원형으로 외국에서 본
건축물 같은데, 이처럼 외국 스타일 마을을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발상 같다.
여행은 새로운 것도 보고 듣고 마음의 양식을 쌓는다. 초록의 계절, 옹송그렸던 어깨를 펴니 가슴이 뛴다.
형제들과 만나서 여행을 하며 맛있는 것을 먹고 어릴 적 함께 살던 추억을 끄집어내어 담소를 나누니 정말
즐거웠다. 여행은 지역마다 고유의 문화와 음식들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것을 체험하게 해준다.
이런 경험은 살아가며 다가올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방법이 되고, 그런 경험을 통하여 살아가야 하는 지
혜도 배운다.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필자의 경우 창작활동의 마르지 않을 글감의 원천이 된다. 낯선
공간에서 체험한 스토리들은 여행이 아니면 결코 얻기 힘들다.
여행을 하면서 잠시 젊은 시절 즐겨 읽은 루소의 ‘고독한 산보자의 꿈’을 생각해 보았다. 힘들지만 참을 줄
아는 의지와 새로운 사고를 창출하는 여행이 가장 좋은 여행이며 보람과 성취를 얻는다. 사람은 시간으로
부터 자유로울 때에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 아닐까한다.
또한 삶을 돌아보며 모르는 것도 배우고, 이런 것들이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인 것 같다. 푸른 하늘과 꽃피
는 계절에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나니 행복하다. 앞으로 형제들과 기회를 자주 만들어 희망
과 꿈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주변의 이웃들을 배려하여 ‘저 사람은 정말 감사하며 살았던 사람이다.’라는 인상을 남기며 살아야
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P.S. 이 원고는 3,000자 원고를 지면 관계상 1,700자로 게재함.
공무원문학 제44호 <여름호> 2019년 6월5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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