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피는 산골
유 0 열
이슬 맺힌 새벽녘
목청 큰 수탉
꼬기요 울음소리
자명종이 시샘한다
앞마당 여름꽃
닭 울음소리에
무지갯빛 꽃향기 발산하고
희망을 한 아름 담는다
물먹은 여름꽃
평화로운 산골 작은집
산골 소년 체금 소리에
무지개를 꿈꾸게 한다.
* 체금 –풀잎으로 부는 피리
실로암의 행복
문 0 상
실명(失明)으로 본 세상
책망하며 나를 보지만
가슴 시린 외로움 잊고
평온한 삶을 갈구한다
작달비 오는 날
현재를 멈추고
탓을 남에게 돌려도
꿈과 희망은 돌아오지 않아
세월에 하소연한다
아픈 마음은
추억에 맡기고
평상심 가지면
생명수 같은 실로암 복지관
아름다운 시어(詩語) 하나에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다.
*작달비 –굵고 세차게 퍼붓는 비
기억력
김 0 환
톡톡톡 두드려 보고
잘 여문 아람 호두만을
맛있게 따먹던 다람쥐들
두리번두리번
숨겨둔 곳을 몰라
여기저기 헤매는
수컷 다람쥐 한 마리
여우 같은 다람쥐 무리
낯선 수컷 한 마리
먹이를 못 찾는 기억력
본능마저 잃어버린
지금의 내 모습인가?
* 아람 – 탐스러운 가을 햇살 받아 잘 익은 과실
감나무
최 0 자
우리 집 앞마당
감나무 두 형제
무슨 이야기가 많은지
온종일 쏘곤쏘곤
청계산 고욤나무
오십 년 전 앞마당 와서
가시버시처럼 버티다가
반려자 별세 소식을 아는지
온종일 숙덕숙덕
여름비 오는 날
감나무 두 형제
땅속 깊숙이 뿌리 박고
두 팔 하늘 높이 쳐들며
올가을
곶감으로 변신시켜줄까
온종일 쑤군쑤군
* 가시버시 -부부
향긋한 시절
이 0 기
해맑고 밝은 고향 오솔길
얼음장 같은 손
장갑 끼워준 그 소녀
바바리코트 깃 세우고
발자국 남기고 떠나갔다
보름달 따다 안기려던
약속 지울 수 없고
고개 숙인 그 눈망울
추억 더듬다 눈물 흘리며
단미 생각에 창문을 열었다
빨간 꽃 하얀 꽃 떨어지며
계절은 여름으로 가고
코트 입은 소녀 간곳없어
향긋한 시절 생각
외로운 몸짓 흔들며 혼자 웃는다.
* 단미 –사랑스러운 여자
가슴을 활짝 열고
남 0 해
이슬이 내린 후
동트기까지 왜 이리 길까
기다림을 떨쳐내고
둥지로 날아드는 비둘기
산허리로 몰아오는 바람처럼
홀연히 나타날 수 없는지
가슴에 길을 내고
씨밀레 찾아 날아가고 싶다
사방은 어둡고
슬픔에 묻혀
고뿔처럼 시린 마음
공기마저 습한 하늘
달과 별이 멈춘 시간
미리내 타고 오는 씨말레
가슴을 활짝 열고
꽃길 만들어 기다리고 싶다.
* 씨말레 – 영원한 친구
* 미리내 -은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