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친구가 있나요?
평소에 친구가 많다고 해도 자기 집에 길흉사 때 오는 하객이나 문상객을 보면
표시가 나지요. 추석 전 친구 김정의 어머니가 별세해서 가보니 문상객은 많지
만, 친구들 문상객은 몇명이 안되더군요.
남자나 여자나 친한 친구가 있으면 하소연도 하고 답답할 때 불러내서 소주도 마
시고 커피 마시며 수다를 떨면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어려울 때 힘이 되지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 친구도 멀어져 가는데 전화나 문자로 호출을 하면 쉽게 응낙
하고 나오는 친구가 많지 않지요. 우리는 왜 친구를 갖지 못할까. 대내적인 사
회생활에서도,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우리는 쉽게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것은?
최근 LG경제연구원이 20대에서 50대의 직장인 359명을 설문 조사해보니, 직장
내 프렌드십 진단’이란 보고서에서 국내의 ‘토종 기업’과 국내의 ‘외국기업’
종사자를 함께 조사결과 국내 기업에서 일하는 7명 중 1명은 직장 안에 ‘친구
가 한 명도 없다’고 하며 기업 구성원의 14%가 외톨이로 느낀다는 얘기지요.
작가 이문열은 오래전 장편 에세이 ‘성년의 오후’에서 우리 사회에서 우정과 우
정론이 소실해가고 있음을 지적한 일이 있는데, “…요즘 들어서는 그 흔한 명사
들의 청소년을 위한 강론에서조차 그러한 (우정의) 주제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
다”고했으며,
시인 고은은 최근 한 잡지에 연재하는 일기 ‘바람의 기록’에서 선배 문인들의 우
애를 기리며 “이런 우정의 연대가 이제 없다… 우정은 우정이라는 말이 아직 세상
에 남아 있는 것에 위로받아야 한다”고 격한 말을 내뱉았지요.
한때 위기에 처한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혁신해 경영의 귀재 소리를 듣던 리 아이아
코카는 자서전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죽고 난 후에 그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는
친구가 세 명만 있어도 그 인생은 의미 있다.’고, 그런데 3명는 고사하고, 요즘
시대는 1명도 없다고 하네요.
우정을 소중히 여긴 전통문화가 소실됐다기보다 우정을 소홀히 여긴 전통문화가 끈
질기게 이어져 오면서 사회의 산업화와 더불어 개인주의, 이기주의, 자기 위주의
생활이 친구를 잃게 하는 것 아닐까?
대등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민주사회에선 보다 더 친구의 존재, 우정의 윤리
가 빛을 받아야 하고, 가족도 옆지기도 중요하지만, 친구가 조금 마음에 안차고
섭섭하게 해도 이해 해주고, 용서해주는 아량이 있으야 친구가 모이는 것 아닐까?
그럼 오늘은 여기에서, 바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