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인생은 바람 같은 것인데

경산2 2011. 6. 16. 20:23

 

       

            인생은 바람 같은 것인데---


                                                              경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사람이 살면서 마음과 뜻대로 안되는 게 현실이다. 지나고 보면 다 허망한데 왜 그렇게 목숨 걸고 일에 매달렸는지, 패기 있는 젊은 시절 직장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특히 많은 남자들은 직장에서 승진과 좋은 자리에 대해서 욕망이 대단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새로운 잎을 만들기 위해 꿈틀대는 나무들을 보면 문득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생각난다. 생명은 허무를 바탕으로 타오를 때가 가장 격렬하고 절실한 법이다. 이처럼 인생은 허무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아픔도 있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믿음으로 희망을 걸고 산다.


   인생이란, 10대 수험생에겐 지옥이고, 모든 게 불확실한 20대에겐 어둡고 지루한 터널일 수 있다. 30∼40대에겐 떨어지지 않으려 정신없이 매달려야 하는 청룡열차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50∼60대에겐 지친 채 놀이동산을 나오는 길 같은 것일지 모른다고 심리학 교수가 말했다.


  어떤 경우에도 인생에 정답은 없고,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도 없다. 무스도 안 바르고 학교에 가는 청소년이 있다. 또 처녀 시절 수줍음은 어디로 가고 할인마트의 공짜를 찾아 헤매는 억척스런 아줌마들, 이런 것이 인생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세상을 살다보면 때로는 체념도해야 하고 포기도 해야 하며, 오르막과 내리막의 산맥처럼 봉우리와 골짜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깊고 음습한 골짜기를 방황하면서 갈 곳 몰라 허둥대다가도, 산봉우리에 올라 밝고 따스한 햇살과 탁 트인 전망대를 만나면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 인생살이다.


  현명한 사람은 상황에 따라 체념과 포기를 일찍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데 인생의 황금시대인 중년을 지나고 보니, 이제야 감회가 새로워 반성을 해본다. 좋은 시절 좀 더 천천히 아래와 옆을 두루 살피며 살지 못 한 게 아쉬워지고, 그때는 왜 체념과 포기를 잘 몰랐는지 후회하기도 한다. 체념이란 한마디로 달관한 자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은 수많은 점으로 이뤄졌고, 낱알처럼 흩어진 점을 연결한 것이 인생이고 행복이다. 법정스님은 “기댈 곳이 없어서 갈팡질팡 헤맬 때일수록 인간의 지혜가 모인 책 속에서 삶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로 진군하는 나폴레옹은 말 위에서도 책을 읽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 조용히 책을 읽으며 체념과 포기에 대한 관조를 즐기자.


  관조는 여가 중에, 버스 안에서, 부엌에서, 사무실에서, 식사 중에도 할 수 있다. 관조란 무엇인가를 조용히, 주의 깊게, 탐구적으로 응시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조를 즐기다 보면, 결핍과 충만함이 함께 이루어져 행복해 진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에 희망이 없다면 삶의 의욕을 잃게 되며, 희망은 이루지 못한 꿈의 안타까움으로 남게 된다. 그래서 우리들 삶의 과정은  ‘행복, 유혹, 질투, 아부 등 두 글자들과 씨름하며 산다.’고 했다. 우리 모두 과거나 미래에 집착해 삶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하고, 항시 희망이라는 문을 열고 기다리자.


  살다가 길이 보이지 않으면 주저앉지 말고, 고개를 돌려 주위를 보며 용기를 내고 다짐하자. 인생의 모든 것은 꿈에서 시작되고, 꿈 없이 가능한 것은 없다고 했다. 우리 모두 꿈을 놓지 말자.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꿈을 찾아 한걸음 한걸음을 음미하는 여행이라 생각해보길---. 


  가을은 부산하며 들뜬 봄과는 다르다. 성장이 멈추고 나뭇잎은 조락하나, 성숙이 이루어지며 줄기와 둥치가 단단해지는 계절이다. 참으로 인생은 바람 같은 것인데, 살다 보면 누구나 가을 부채처럼 버려지거나, 허허벌판에 홀로 선 듯 쓸쓸하고 막막할 때가 있다. 우리 모두 막막하다고 포기하지 말고, 서로 정(情)을 주며 희망을 갖고, 멋지게 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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