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과 운하(運河)
아라뱃길과 운하(運河)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난 설날 연휴에 경인운하(運河) 아라뱃길 유람선을 타려고, 인천공항행 전철
검안역에서 하차를 했는데, 역 앞에서 인천 유람선터미널 가는 셔틀버스를 만났
다. 이 유람선은 인천바닷가에서 서울 개화동 김포터미널까지 운항을 하고, 앞
으로 한강 여의도까지 운행을 할 예정이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유람선은 명절 연휴를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승선을 했다.
유람선이 출발하자 가이드의 뱃길설명과 러시아 미녀들의 공연 그리고 중국인 마
술도 보여주었다.
이운하는 한강 하류의 행주대교에서 서해(황해)로 연결되며 수로의 길이는 18키로,
너비 80미터, 수심 6.3미터로, 지난 해 12월 완공되었고, 정식 운항은 금년 5월 하
순부터라고 한다.
이 뱃길은 고려 고종 때 MBC 주말드라마 ‘무신’에 나오는 최충헌의 아들 최이
와, 조선 중종 때 김인로가 건설하려고 했지만 실패를 했다. 우리는 중동 같은
사막의 나라에서도 공사를 잘했고, 심해바다에서도 석유시추선을 잘 만들어 운
영하고 있다.
요즘은 남극의 혹한 추위에서도 과학자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이처럼 앞
서가는 선진화 기술력 덕분에 내륙운하를 건설했다.
운하가 개통되면서 홍수재해 방지와 해상운송, 관광, 레저가 복합된 신개념 물
류의 시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아라뱃길은 관광·레저를 위해 수변 공간인
‘수향 8경’과 인공폭포, 원형 전망대, 섬마을테마파크, 요트테마공원 등을 만들
어 관광자원이 풍성하다.
유람선에서 풍경과 물을 보니 오래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이탈리아 베네치아
(베니스)에서 보았던 물의 도시가 생각나고, 우리나라에도 운하시대가 도래하였
음을 실감했다. 이처럼 푸른 하늘과 멋진 풍광, 맑은 물을 보며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되니 조그마한 것에도 우리 모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많은 사람들이 운하유람선을 타거나 기차나 버스 등 여행을 통해 삶의 가능성에
눈을 뜨고, 새로운 체험을 통하여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삶의 방식도 깨닫게 되는
것 아닐까한다.
새싹이 돋는 봄의 시작, 홀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명승지의 둘레 길도
좋고, 산사의 숲길도 좋으며, 속리산이나 영동군의 천태산도 좋다. 바다와 강물이
만나는 운하를 타고 여행을 하면 더더욱 매력이 살아날 것 같다.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이 땅, 물과 바다가 연결된 뱃길을 잘 가꾸면 마음의 본
향이 살아나고 거기에 꽃과 재생의 상상력도 싹트게 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과 이탈리아 베네치아처럼 잘 가꾸고 스토리텔링을 살려서 외국인들도 많이 방
문하는 명승지로 만들자. 또한 문화 주체성과 신명을 되찾아서 21세기 우리의
문화가 더욱 풍성해지도록 만들어야겠다.
목련 같은 따스하고 하얀 잔영이 파란 하늘에 구름이 되어 피어오른다. 내일 일
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 하늘을 흐르는 강이 어디서 끝나는지 모
르듯이 운명도 미래의 일도 그와 같은 것으로 가야 할 곳으로 갈 따름이다.
우리 모두 아라뱃길 따라 유람선과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하며 즐거운 마음으
로 살자.
중부매일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2. 03. 23.)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