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과 건강관리
동의보감과 건강관리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난 겨울방학 고궁박물관연수 중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동의보감400주년 기념
사업단 안상우 단장에게 ‘동의보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허준은 우리나라 의학
을 ‘동의(東醫)’라고 독자적으로 표현했고, 보감(寶鑑)의 감은 거울이 만물을 밝
게 비추어 병의 길흉과 경중이 맑은 거울처럼 환하게 드러난다는 뜻이다. 동의
보감이 유네스코 ‘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국가적으로 축하할 일이다.
선조는 임진왜란으로 병자와 전염병이 많이 발생하였으나 의서가 부족하여 허
준에게 편찬을 명하였고, 동료 의사 6명과 500권의 의서를 참고하여 동의보감이
라는 의서를 만들었다. 조선시대 대학자 이덕무는 성학집요, 반계수록, 동의보감
3권을 조선의 가장 좋은 책으로 선정했다.
동의보감은 대만, 일본, 태국에서 현지 언어로 출간되었고, 베트남, 아랍 등에
서 드라마가 방영했다. 남아공은 TV가 한 동네 1대뿐인데도 동의보감 내용이
주류를 이루는 대장금 청취율이 95프로라고 한다.
일본에는 허준 펜클럽 회원이 8,000명이나 되며, 이 책은 독일 프랑크프루트 도서
전에 참가하였고, 프랑스 톨루즈 도서관에서도 특별전을 가졌다. 미국 교수와 중
국 의학자가 이 책에 반하여 원광대에서 한의학을 학업 중이며, 베트남의 어떤 TV
편집장은 한국 한의학파로 열성을 보인다고 한다.
이 책은 건강관리를 위해서 몸과 마음을 잘 다루어야하고, 천한 사람은 마음은
편해도 몸이 괴로우며, 귀한 사람은 과욕이 많아서 금기를 소홀히 할 수 있다고
한다.
과욕에 대한 예를 보면, 영조는 사도세자가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여 비만이 되었
다고 판단했고, 영조는 이를 보고 국가를 이끌 자제력이 없다고 결정했다. 이처럼
군왕 수련은 식습관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정조는 새벽 3시에 기상하
여 저녁9시에 취침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고된 왕세자 수업을 잘 버티
었다.
선조들은 성리학을 통한 자연의 순리가 건강한 삶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
각했고, 진시황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불로초는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약
과 음식은 병을 치료하는 도구이며 맑은 마음과 과욕을 버려야 병이 치료된다는
것이, 이번 연수를 통해서 배운 바른 건강관리라고 생각이 된다.
우리 모두 등산, 걷기, 헬스 같은 운동을 하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운동을 개
발하고 보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세상 만물은 크고 작은 인연이 그물처럼 얽혀 있다. 맑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를 듣고,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도 좋은 인연 때문이다. 봄이 되어 꽃잎이
활짝 피는 것은 수많은 세월을 땅속에서 성장을 위해 잘 버티었기에 가능하다.
화려한 봄꽃의 겉만 보지 말고 긴 세월 땅속에서 잘 버틴 뿌리들의 삶을 생각해
보자. 우리의 건강관리는 꽃나무 뿌리들의 삶처럼 주변을 잘 다지고, 경제력, 가
족, 친구 등이 뒷받침되면 저절로 이루어진다. 우리 모두 건강한 것에 항시 감사
하고, 눈물이 나도록 기뻐하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며 살아야겠다.
중부매일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2. 04. 03.)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