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古都) 경주를 다녀와서
고도(古都) 경주를 다녀와서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난 5월 하순, 6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경주와 포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매
년 봄 가을 현장 체험학습을 가지만 수학여행은 몇 년 만에 갔다. 세계 어디를 가도
경주처럼 1000년을 수도로 유지 한곳은 별로 없다. 어려운 삼국시절을 보내며 통일
국가를 이룬 것은 대단한 정치력과 외교적인 힘이 아닐까 한다.
수학여행 중 ‘신라밀레니엄파크’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동안 경주에 가면 각 지
역을 돌면서 유적을 관람하고 설명을 듣고 했었는데, 이렇게 한 곳에 복합체험형 역
사 테마파크는 여행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 같다.
경주는 오랜 기간 동안 축척된 역사와 문화덕분에 많은 유산을 남겼다. 거대한 야
외박물관을 연상시키는 수도 서라벌 지역은 10여 년 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2년 전 경주 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되어 역사 문화의 대표 도시답다.
수학여행을 가면 평소에는 첨성대와 안압지를 낮에 관람을 하였는데 이번 에는
야간에 입장을 했다. 베이지색 조명 빛에 비추어진 첨성대와 안압지는 프랑스 파리
를 여행하며 본 것과 똑같은 느낌이 들었다.
야간에 센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브라운 색 조명이 빛을 발하는 에펠탑과 루브르박
물관, 오로세미술관 그리고 노트르담성당 등을 본 게 생각난다. 경주의 다른 문화
재도 이처럼 잘 표현하면, 신비롭게 감춰진 미가 돋보이게 되고 관광객을 더욱 유
혹하게 될 것 같다.
문화재는 인문교육으로 타 교과와 연계해서 학습을 할 필요가 있고,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창의적 체험학습 활동으로 활용하면 학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 창의성
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가정에서 몸에 배게 하는 데에서 그 싹이 튼다고 한다. 스스
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에 학교와 학부모들이 함께 해야겠다.
뜨거운 햇살, 비바람과 태풍이 오가는 계절이지만 바람이 닦아 놓은 햇살이 좋다.
덕분에 간간히 펼쳐둔 김장용 고추들도 잘 마르고 있다. 바람이 햇살의 표면을 반질
반질하게 닦는다면, 김장용 배추와 과일도 햇살 따라 반짝반짝 윤이 날 것이다.
곡식의 낱알과 따끈한 바람이 만나면 알갱이 한 알 한 알이 영글어 가고, 사과나 배,
밤송이들도 더욱 탐스러워진다.
단풍에 물든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곳을 가고 싶은 사
람과 함께 간다면 아름다움이 넘치고, 우리는 그런 순간을 볼 때 큰 행복을 느낀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신명나고 흥겨운 다양한 가락과 익살스러운 탈춤, 고궁을 지키
는 해태 등에서도 우리 문화 에너지를 찾을 수 있다. 최근 유럽과 동남아, 미국 등
에서 K-POP의 인기가 흥 덕분이 아닐까 한다. 한국은 역동적인 곳으로 재미있고
생동감이 깔린 곳이다.
저 멀리 가을바람에 코스모스와 들국화가 소리 없이 닥아 오고 들판은 순한 노란
빛으로 변하게 된다. 이번 가을, 수학여행 대신 좋은 사람과 여행을 떠나고 싶다.
시인 미당은 가을은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계절이라고 노래했다. 계절의 흐름을
열린 마음으로 조금 다르게 보면 이렇게 멋진 시로 변하니 마음을 열고 계절의 변
화에 귀 기울여보자.
거기에는 예술의 향기도 있고, 삶의 성공과 행복도 있을 것 같다. 우리 모두 즐거운
삶을 위해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일에, 신념을 갖고 용기와 자신감으로 밀고 나아
가자.
중부매일 칼럼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2. 09. 04.)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