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교사와 학부모의 역할

경산2 2014. 5. 25. 15:39

  

   교사와 학부모의 역할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초등학교부터 대학 때까지 방학을 하면 엄한 아버지의 교육 때문에 동네에 있는 서당에
다녔다. 그런데 방학마다 시골 동네의 서당에서 한자와 서예 공부를 하고, 방학이 끝날
무렵 어머니가 떡을 해서 서당에 가져오면 훈장님이 아이들에게 나누어 준 기억이 난다.

교사시절, 해마다 한 학년을 마칠 무렵이면 우리 반 학부모님들이 책거리로 떡을 가져와
간식으로 교실에서 나누어 먹었는데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옛날 서당에서도 학문을 갈고 닦는다는 세책례(洗冊禮)라는 즉 책거리를 했다. 이때 스
승은 제자에게 덕담을 하고, 부모는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다. 어머니들은 동그란 경단을
만들었는데 온 세상을 비추는 햇빛처럼 학문을 밝히라는 의미였다.

서당의 스승님은 학업보다 인성과 배움의 자세를 먼저 생각했고, 교육 철학이 들어 있는
한 글자로 된 단자수신(單字修身)이라는 성적표를 만들어 주었다. 필자가 초중고를 다닐
때도 아이들이 순수해서일까 교육자에 대한 예의를 지켰고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
고 했다.

  작년, 대전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여자교사가 수업시간에 남학생 5명이 SNS를 통
해 음란물 동영상을 돌려보는 것을 목격하고 스마트폰을 압수했다. 그리고 반성문을 쓰
게 했는데, 그날 밤 여교사의 자취방에 학생 아빠와 삼촌이 찾아와 신고하면 죽인다며
현관문을 두드렸다.

문을 여니 뺨을 한 대 때리고 ‘어디 가서 맞았다고 하면 그땐 정말 죽는 줄 알아’라고 협
박하며 휴대폰을 가져갖다 한다. 요즘 교사들은 자신이 존경받는 선생님이라고 느낀 적
이 한 번도 없고, 슈퍼의 판매원을 무시하듯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사를 무시하는 일은
아무렇지도 않을 지경으로 교육자의 위상이 떨어졌다.

  교육학자 루소는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고 말했다. 진정 자식을 사랑한다면 온실 속 화초로 키우는
대신 역경(逆境)을 선물할 수 있어야 한다.

겨울 추위가 심할수록 봄의 나뭇잎은 푸르고, 사람도 역경에 단련되지 않고서는 큰 인물
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자살한 교사는 2008년부터 2011
년까지 73명이다.

그리고 정신 질환으로 휴직하거나 면직된 교사는 2009년에는 61명이었지만, 2012년에는
112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일반 공무원과 교육공무원이 최고라 알
려져 있지만, 교육자들의 자살과 정신 질환의 휴직자 숫자를 보면 가슴이 먹먹하다. 

  북한이 남한의 중학교 2학년이 무서워 못 쳐들어온다는 우스갯소리는 교사들의 생활
지도, 인성지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느끼게 한다. 한 나라의 운명은 그 나라 청년 교육
에 달려 있는데, 퇴직한 교육자로서 요즘 세태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

교육은 도덕과 지혜의 두 기초 위에 서야하며 책보다는 견문, 지위보다는 경험이 가장
좋은 교육으로, 학생들의 이기심과 학부모들의 과도한 욕심에 교사들의 인내와 절제
가 더욱 필요한 것 같다.

  교육의 목적은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과 개성, 인간성을 존중하는 데 있다. 남쪽
귤나무를 북쪽에다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고, 구부러진 쑥을 삼밭에 심으면 꼿꼿이 자
란다는 마중지봉(麻中之蓬)이 있다.

환경에 따라 선인도 되고 악인도 된다. 우리 모두 교실을 아이들 웃음과 교사의 칭찬 등
마중지봉 분위기를 만들어 주자. 그리고 자녀들을 위하여 학부모는 과잉보호에서 양보
하고, 교사는 촛불처럼 스스로를 다하여 참된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4. 04. 02.)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