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사랑과 꿈 그리고 도전정신

경산2 2014. 8. 23. 07:30

 

   사랑과 꿈 그리고 도전정신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20대 초반, 대학을 다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휴학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고향에 칩거하며 책을 읽고 등산을 하며, 집 근방 강변에 나가 물고기를 낚으며 보냈
지만 학교에 대한 미련이 가득했다.

이듬 해 눈발 날리는 엄동설한에 어머니 품을 떠나 군대를 갔다. 외동아들이 공부도
잘 하며 순종을 잘 한다고 동네 분들께 자랑을 하던 어머니가 제대하는 해, 지병으로
별세를 하셨다. 내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복학 후, 기숙사 생활을 하며 전국에서 온  많은 학생들과 인연을 맺었다. 세상을
살면서 소중하지 않은 인연은 없으며 선후배로 만난 기숙사 생활은 오래오래 기억
되고 사회생활에 큰 자산이 되었다.

어렵게 학교를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하여 인정받게 되니 좋은 시절이고 웃음이
가득한 날이었다. 그런데 직장생활 5, 6년이 지날 무렵 원인도 모르는 병마와 싸우
게 되었다.

근무 중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도저히 업무를 할 수 없었다. 하느님은 기쁨만 안
주고, 시련도 주는구나 생각을 했다. 몇 년 간 병마와 시달리다 미국에서 공부한
전문의를 만나 3개월 만에 치료를 완료 했는데 병명이 ‘편두통’이었다.

병은 알고 나면 치료가 쉬운데 원인을 모르면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진다. 젊음시절
이런 시련이 나를 더욱 성숙하게 해준 것 같다. 법정스님은 “몸에 병이 있거나 집안
에 걱정 근심이 있을 때 그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고단하고 바쁘
게 살며 일상에 찌든 우리들에게 스님의 말씀은 영혼을 따뜻하게 치유해주는 말인
것 같다.

  IMF로 20년간 다니던 회사를 명퇴 후, ‘글짓기논술웅변학원’을 인수하여 대기업에
서 배운 경영기법을 활용하여 6개월 만에 정상화시켰다. 학원을 잘 운영하고 있는데,
신문에 ‘교원임용고시’ 공고를 우연히 보았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지원한 후, 뒤늦은 나이에 공부를 해서 2003년 국가공무원이
되었다. 회사 명퇴 후에 학원을 경영했고, 초등학교 교사로 변신을 했으니 직장 선
후배나 친구들도 부러워했다.

  교사가 된 후, 글쓰기에 정진하여 2권의 단행본과 유명 인사들과 공동저서도 출
판하고, 충청도에서 가장 유명한 신문에 고정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위를 보면
분수에 안 맞는 욕심이 생기니 “항시 위를 보지 말고 아래를 보며 살아라.”는 아버
지 말씀이 새삼 중요함을 느꼈다.

이렇게 꿈을 잃지 않고 도전한 것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엄한 아
버지를 여윈 아픔이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갖도록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오르막 내
리막의 긴 삶을 살면서도 국내와 해외여행을 많이 했고 인생을 폭넓게 살았다.

멀고도 긴 인생의 길을 달리면서 어느 한 가지라도 그냥 놓치지 말아야함을 알게 되
었다. 필자가 사랑과 꿈에 도전하도록 힘을 준 것은 가족과 그리고 주변 지인들의
사랑 덕분이었다.

지금은 정년퇴직을 하여 ‘글짓기 마을학교’에서 재능 나눔 강의와 ‘서울시 시니어 전
문봉사단’에서 글쓰기 및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휴먼라이브러리’에서 휴먼
북이 되어 성인상대 글쓰기 봉사를 하고 있다.

  오랜 세월, 많은 풍파를 겪다보니 삶이 덧없음을 느낀다. 그러나 혼탁한 세상에서
도 진실과 정성은 통하게 되어 있으며, 진실로 행동하는 삶은 참 아름다운 것이다.
인생은 바람 같은 것으로 수많은 분들로부터 받은 사랑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큰 아픔과 좌절이 있을 때마다 꿈을 갖고 도전한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인생
이란 도전하며 사는 것이라지만, 이제는 나눔과 봉사에서 행복을 느끼기로 했다.
우리 모두 사랑과 꿈을 놓지 말고 살자.

         문학잡지 '그린 에세이' 7-8월호(20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