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2 2015. 7. 27. 10:50


 

                 보라카이와 가족여행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얼마 전 가족 8명을 데리고 보라카이로 여행을 떠났다. 큰아들 부부와 작은 아들부부가 직장 다니며 고생하기에 손주들과 쪽빛 바다에서 여유롭게 쉬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여행은 어디를 가든지 즐거운 것으로 특히 준비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이번 가족여행은 해외로는 처음 가는 것이라 어린 손주 2명이 걱정이었다. 이동 중 간식이나 장거리 비행 중 아플까도 걱정하며 마음이 조마조마 하기도 했다.

 

보라카이에 도착하니 세계 3대 화이트비치라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숙소인 파라다이스 가든은 넓은 부지에 야자수를 비롯한 다양한 꽃들이 조성되어 조용한 휴식과 레저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아름다운 정원과 더불어 상쾌한 물줄기를 내뿜는 인공폭포가 마련되어 있는 옥외 수영장은 인기였다.

 

호텔에서 주는 아침은 열대식물이 있는 정원에서 가족 8명이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먹었다. 큰 손주와 작은 손주가 호텔 정원을 뛰어다니고 옥외 풀장에서 가족 모두가 물놀이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보라카이 다운타운 디몰(D-mall)에 가니 맥시코식, 일식, 그리스식, 스페인식, 이탈리아식, 스위스식, 한식 등 여러 나라 음식이 많았다.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필리핀 음식점에서 닭고기와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을 주문하니 공장에서 만들었는지 종이에 싼 밥도 나왔다. 손주들도 며느리들도 맛있게 먹어 기분이 좋았다. 자리를 옮겨 후식으로 이곳의 특산물 망고로 만든 망고쉐이크를 주문하니 가족 모두가 좋아했다. 길거리를 걷다가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모두가 찬성을 하여 젤라토를 먹기도 했다.

 

 저녁마다 가족 모두가 방에 모여 맥주와 위스키 그리고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손주들이 즐겁게 노는 것을 보면서 행복함을 만끽했다. 그동안 국내여행을 여러 번 함께하며 가족 간에 사랑을 강조한 게 효과가 있나보다. 부모와 형제는 수족과 같고 처자식은 의복과 같은 것으로 어른이든 아이든 사랑은 삶의 활력이고, 살아가는 이유일 만큼 아름다운 감정이다. 3대 가족이 함께 여행하고 정이 넘치는 것은 평화와 행복이다.

 

 세상에 아버지들은 어깨 위에 올려놓은 자식이나 손주를 짐으로 여기지 않는다. 팔이 어깻죽지에 달려 있듯이 자식을 올려놓은 채 살아가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은 함께 있을 때는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지만, 공부와 취업, 그리고 결혼 때문 떨어져 살거나 부모 중 한분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그때야 부모의 중요함을 더욱 느끼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각자 자기 둥지에서 살다가 인간관계, 심리적인 문제 등이 생겼을 때, 가족을 찾는데 가족이란 가장 편하고 세상 어느  누구보다 든든한 지지자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가정의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정은 대리석으로 된 방바닥과 금을 박아 넣은 벽으로 만들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며, 어느 집이나 사랑이 깃들고 우애가가 있으면 최고의 행복한 가정이다.

 

가정의 행복을 맛본 사람은 인생의 햇볕을 쬔 사람으로 그 빛으로 아름다운 삶의 꽃을 피울 수 있다. 보라카이로 가족여행은 행복했고 가족들과 여행을 무사히 끝내고 귀국하게 되어 감사하고 덕분에 아름다운 미소도 생겼다. 우리 모두 봄을 맞이하여 목련과 라일락처럼 향기롭게 가족들과 서로 사랑하면서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5. 05. 12.)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