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북(Human Book)들의 합창(合唱)
휴먼 북(Human Book)들의 합창(合唱)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해마다 연말이 되면 헨델의 ‘메시아’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合唱 chorus)’ 이 교회나 공연장에서 단골로 연주된다. 필자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좋아한다. 9번 합창 중 4악장 ‘환희의 노래’는 베토벤이 애독한 독일 시인 실러의 시를 가사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4악장은
팝송 ‘Song Of Joy’ 으로도 나왔고, 청각장애자인 그가 삶의 희망과 인류애를 표현해서 유명하다.
이 곡은 베토벤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합창은 귀가 완전히 먼 상태에서 쓴 그의 후반기작
품으로 인류에게 ‘사랑, 평등, 평화, 환희’ 등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사상가 롤랑은 ‘베토벤의 제9교향곡은 다른 여
덟 교향곡과는 다르다. 산꼭대기에서 과거 전부를 내려다보는 회고다.’라고 말했다.
이 합창을 들으면 사랑, 평등, 평화, 기쁨과 환희, 감동, 슬픔, 전율, 영감 등 숭고한 환희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베토벤 자신도 음악은 어
떠한 지혜, 어떠한 철학보다도 높은 계시라고 했다. 그는 합창 교향곡을 통하여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삶이란 숭고한 환희라고 했다.
지난 2개월 간, 재능봉사 단체인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휴먼 북 중 음악에 관심이 있는 15여명이 삼육대학 박평준 교수의 지도로 매주
화요일 저녁에 모여 연말 송년회 때 발표할 ‘희망의 속삭임’과 ‘남촌’ 합창연습을 했다. 우리는 남녀가 혼성인 혼성 4부 합창으로 소프라
노 ·알토 ·테너 ·베이스로 구성했다. 합창은 같은 성부 안에서 소리의 조화와 다른 성부 간에도 화성적인 조화를 추구하고, 자신의 개성보
다는 다른 사람들과 앙상블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훌륭한 음악적 역량을 가지고 있어도 함께하겠다는 자세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을 합창연습을 통하여 깨달았다.
가끔씩 음악회에 가면 듀엣이나 3중창, 4중창을 듣고, 때로는 여러 명이 하는 합창노래를 감상하며 즐거웠는데 본인이 참여하는 합창의 역
할에서 자기 포지션을 잘 지켜야 함을 느꼈다. 합창을 하면, 집중력이 향상되고 얼굴근육의 사용으로 표정이 밝고 나이보다 젊어진다.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와 협력할 줄 알게 되고, 서로서로가 소중함을 깨달아 삶의 에너지가 생기고 인생이 즐겁다. 집에서나 사무실에서 연
습을 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일상생활에서도 늘 콧노래를 하니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한편 많은 청중들 앞에서기에 대범해지고
취미생활이 생겨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필자는 교직에 근무할 때, 학습발표회나 운동회 등 단체 활동 때 음악교사와 체육교사의 합창이나 무용지도 때 돕기만 했다. 그런데 직접
합창에서 베이스를 맡아 연습을 해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부족함이 많았지만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송년행사에서 휴먼 북들의 합창이 최고
의 박수를 받았다.
행사가 끝난 후 우리 합창단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매주 연습하여 양로원과 어르신 모임, 불우이웃을 위하여 합창봉사를 하기로 했다. 휴먼라
이브러리에서 재능기부를 시작한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난다. 내년에는 본인이 잘 하는 재능봉사 외에 음악을 통하여 봉사하는 기회가 주어질
것 같아 기분이 상큼해진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5. 12. 08.) 발표
-------------------------------------------------------------
차이코프스키 로망스 F 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