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가족들과 공원으로 나들이를 가서 손주들이 열심히 뛰어 놀거나 재롱을 보면 참 아름답다. 주변에 있는 젊은 부부나
우리 큰아들 부부, 그리고 작은 아들 부부를 보면 싱그럽고 젊음이 좋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 우리 부부는 우쿨
렐레 악기로 동요를 연주하여 손주들을 즐겁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도 장수시대가 시작되어 70대 이상 어르신들이 많은데, 노년을 자신의 취미나 소질개발이 부족하여 답답하
게 보내는 것을 가끔씩 본다.
최근에 ‘유스(Youth, 젊음)’라는 영국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은퇴를 선언하고 스위스로 휴가를 떠난 80세 지휘자
‘프레드(마이클 케인)’와 그의 친구 영화감독 ‘믹(하비 케이틀)’의 이야기다. 지휘자 프레드는 그의 대표곡 ‘심플 송’을
연주해 달라는 영국 여왕의 요청을 거절하고, 영화감독 믹은 젊은 스탭들과 새 영화의 각본 작업에 매진한다.
이 영화 유스는 젊음과 청춘에 대한 이야기로 열정만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도전 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주인공
들은 강한 열정, 깨달음, 성취를 그리며 도전하고 있다. 한편, 여왕의 연주지휘 부탁에 그가 여러 번 거절한 이유는
자신의 부인이 이 곡을 부를 때만 지휘를 하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가족들은 작곡과 예술에만 신경 쓰고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고 불평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부인과 가족을
사랑하는 깊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 프레드의 지휘에 맞추어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심플 송을 부른다.
부부간이나 자식, 형제, 친구들에게 노엽고 서운한 마음을 갖는 그 시작은 애틋함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
우 조금은 냉정해져야겠다. 나이 든 사람일수록 조금 차갑게 식힐 줄 알아야하고, 그런 마음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 연
륜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휘자 프레드의 행동을 보면 공감이 간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치 있게 사는 것은 주인공처럼 사소한 일이라
도,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삶을 살아야 함을 느꼈다. 살다보면, 오아시스도 있겠지만 매일매
일 우리는 삶이라는 사막을 건넌다.
삶이란 고통스러운 사막을 건너는 일이 더 많은데, 고통스럽고 어려울 때 좋은 친구가 있다면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된다.
좋은 인연이란 세 번 만나야 잊히지 않고, 여섯 번 만나야 마음이 열리며, 아홉 번 만나야 친근해 질 수 있다고 한다. 지
인들과 친해지려면 아홉 번 이상 만나야 하며, 예의를 지키면서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마음과 배려도 필요하다.
요즘처럼 모두가 바쁘게 지내고 대화의 단절시대에 아름답게 나이를 들려면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자주대화하고 우정
도 함께해야 한다. 천지 만물이 물 흐르는 대로 스쳐가고 이를 터득하는 것이 지혜인데, 지혜는 경험의 딸로서 사물의
본성에 따라서 이해하고, 진실을 말하고, 실천 할 때 생긴다.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아름답게 나이 들려면 대화, 우정, 지혜, 배려 등을 생각해보자. 오늘이 행복하면 내일도 행복하
고 그런 작은 행복들이 쌓여 아름다운 한편의 시가 된다. 우리 모두 나이에 상관없이 연륜에 맞게 자신의 열정을 살려
서 삶의 가치를 높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6. 02. 18.)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