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쳐 콘서트
렉쳐 콘서트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얼마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의 봄날을 노래하는 '오버 더 쳄버' 렉쳐콘서트에 갔다. 현악 4중주는 바이올린 2대,
첼로 1대, 비올라 1대로 방(Room)의 음악이란 뜻의 체임버 오케스트라인데, 한양대 음대 정경수 교수의 멋진 해설
바이올린 이정도, 허석환, 안은주, 비올라 박진형, 첼로 죠지 더햄. 피아노 박정로의 '웨스틴 앙상블'이 연주하는
화음에 매료되었다.
계절의 여왕 5월, 첫 번째 곡은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을 1악장부터 3악장까지 현악기 연주자들이 앙상블로 연주
했다. 비발디의 봄은 아름다운 새소리, 느긋하고 나른한 나날 아지랑이와 강아지소리, 목동의 춤으로 이어지며 청중
들에게 아름다운 봄이 되라고 격려를 했다. 두 번째 곡은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중 '봄'은 비발디의
사계와 조금 낯선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를 즐길 수 있었다.
작년에 피아졸라의 탱고 곡을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밴드를 통하여 감상한 적이 있어서 낯설지 않았다. 이어서 12개
월로 구성된 차이콥스키 '사계'중 3월 종달새의 노래는, 아폴론 마이코프 시를 활용하여 종달새의 노래하는 모습을, 4월
아네모네도 아폴론 마이코프 시를 인용하여 아네모네 꽃의 속절없는 사랑으로,
5월 백야는 아파나시 페트의 시를 가사로 사용하여 북반부에 해가 안지는 오로라 현상의 느낌을 표현했다. 그런데 봄은
20대들에게 힘들지만 사회자가 음악을 통하여 이겨내라고 격려를 했는데 공감이 갔다. 왜냐하면, 88세대인 작은아들이
공무원이 되기까지 힘겨웠기 때문에, 공연장에 온 20∼30대 젊은이들에게도 이번 음악회가 힘이 되었으면 한다.
2부 시작은 헨델의 곡 중에서 '파사칼리아'는 건반악기를 위한 파사칼리아 곡을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해 춤곡으로 편
곡을 했다. 이곡은 바로크 시대의 웅장한 선율과 낭만스타일의 달콤한 멜로디로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치
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바로크 음악은 작년에 강효정이 리더인'알테 무지크 서울'연주단의 바로크 음악여행 연주회를 통
하여 익혀들었기에 이해가 빨랐다.
이어서 하이든의 '현악 4중주곡 62번' '황제' 3악장은 제2악장에서 오스트리아 국가인 '황제 찬가' 라는 국가의 선율이
들어가서 황제라는 제목이 붙었지만, 3악장은 톡톡튀는 듯 한 즐거운 선율과 미뉴엣 춤곡의 리듬이 결합되어 봄의 분위
기를 한껏 머금고 활기차며 경쾌하다. 이곡은 하이든의 현악 4중주곡 중 가장 유명한 것 중의 하나이다.
렉쳐콘서트란 클래식 음악을 미술, 문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강의형식의 콘서트로 정경수 교수의 해설로
아름다운 시간이 되었다. 특히 차이콥스키는 유명시인들의 시를 곡으로 표현하여 문학과 음악이 결합하여 또 다른 감
동을 안겨주었다.
국내 최고의 '웨스턴 앙상블' 연주자들은 5명이 연주하는 퀸텟, 4명이 연주하는 콰르텟, 트리오, 듀오, 솔로 등 다양한 구
성으로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앞으로 세계에서도 더욱 유명한 예술가들이 되길 고대한다. 봄을 보내며 감성과 사랑이 가
득 담긴 비발디, 차이콥스키, 헨델과 하이든 등 유명한 음악가들의 렉쳐콘서트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중부매일신문 [아침뜨락] (2016. 05. 26.)발표
대구일보 [아침논단] (2016.05.31.)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