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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연천 전곡선사박물관에서/ 류시호 작가

경산2 2017. 11. 9. 05:28


    

  연천 전곡선사박물관에서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몇 년 전, 공주지역으로 백제문화 기행을 하며, 구석기시대의 유적지가 있는 공주시 석장리박물관에 간

적이 있다. 마을학교에서 한국의 고대시대를 가르치다보면 우리나라 초기 생성기가 궁금했는데 석장리

박물관이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구석기시대 유적지가 있다고 하여 궁금했는데 최근에 연천군 전곡선사박물

관을 갔다. 이 전곡선사박물관은 동아시아 최초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발견으로 세계 구석기 연구의 역

사를 다시 쓰게 만들었던 역사적 현장으로 구석기유적의 박물관이다.


선사(先史)시대란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시대로서 기록된 역사 시대보다 앞선 시대를 말하며, 전곡리 선

사유적은 전기 구석기시대 유적으로 40여 년 전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동두천 주둔 미

군인 그렉 보웬(Bowen G.)에 의하여 처음 발견되었다.


이 유적은 1979년 3월부터 서울대학교박물관 주관으로 김원룡 교수팀이 보웬이 채집했던 제1지구와 제2

지구에서 다량의 석기와 영남대 정영화 교수팀은 제3지구에서 박편과 망치돌, 석재 부스러기 등을 채집했

다. 이 유물들은 모두 전기구석기시대에 속하는 아슐리안기 유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명되었고, 2011년

까지 17여 차례에 걸쳐 발굴하여 주먹도끼, 사냥돌, 주먹찌르개 등 다양한 석기가 출토되었다.


한탄강 유원지에 선사유적지가 있었다는 것은 그 시대 사람들도 풍요로운 강줄기를 옆에 끼고 무리생활을

한 것이 확실하다. 전곡리 유적은 서구 중심적이던 구석기문화의 인식을 뒤엎은 증거이고, 이런 유물이 유

럽·아프리카가 아닌 동아시아의 한국에서 발견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구석기유적은 전곡읍 한탄강 주변 현무암 대지 위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이곳의 선사유적은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밝혀 줄 중요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의 구석기 문화연구에 중요

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넓은 구렁지에 선사체험마을은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의 장으로 좋고,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멧돼지 사냥, 구

석기시대의 생활복원 모습은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전곡선사박물관은 5천년 역사를 가진

민족답게 구석기시대부터 한반도에 우리 조상이 살았음을 증명했고,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하 등 4대 문명에 버금가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한국 문화예술의 석학 이어령은 ‘역사는 할아버지의 혼(魂)이며 할머니의 영(靈)이다.’ 라고 했다. 옛것을 알

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거울이 될 것이며,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사람은 한평생을 두고 배워야 한다. 전곡

리 구석기박물관은 매년 9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다.


이 박물관을 통하여 인류의 진화과정을 관찰할 수 있고, 멀리 아프리카를 벗어나 연천 전곡리에 도착한 고인

류의 머나먼 여정을 통하여 이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엿볼 수 있어 좋다. 박물관은 문화의 다양성과 창의력의

원천이 된다. 아이들에게는 구석기시대의 조상들 삶을 체험할 수 있고,


어른들은 우리나라에서도 구석기시대부터 인간이 살았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우리 모두 구석기시대의 낭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전곡선사박물관을 사랑하며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7. 11. 09)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