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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시 공모전 응모 시/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6. 24. 16:49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시 공모전에 응모하려는 시인데 몇번이 좋은지?

평가를 부탁 드려요. 기존 시를 15줄 이내로 줄여야 함.


1 추억 속의 봄길Ⅱ

       류 시 호


어느 해 봄날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아지랑이 따라서

혼자 간 적이 있다


먼- 먼 기억 속

저 길 모롱이에서 만난

들꽃 꺾어 든 소녀

눈빛이 왜 그리 따사로운지

말이라도 건네고 싶었는데---


옛 기억이 봄 빛 속에

향기 되어 날리고

행여 만날까 그리움만 남는구나.


2 가을의 창(窓)가에서Ⅱ

             류 시 호


하루의 지친 마음

산등성에 묻어두고

긴 여름 보낸 들판에는

햇곡식 듬뿍 싣고

웃음 짓고 오는 농부



동구 밖 돌아서며

코스모스 흔 드는

옆집 아이 만난 후

농부의 눈언저리

피곤함을 잊게 한다.


3 정동진행 야간열차Ⅱ

              류 시 호


초록빛 바다에서

포크송을 즐기던 우리들

기적(汽笛)을 헤치며 나타날 것 같아

청량리역 4번 홈에서

말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송(海松)이 숲을 이룬 해안선

꿈을 만지던

바닷가의 담소생각에

수은등이 잠들지 못한 플랫폼에서

오늘도 정동진행 야간열차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4 서울의 밤Ⅱ

               류 시 호


무수한 사연을 담고

북풍(北風)에 몰려 맴돌아오는 낙엽은

고운 꿈을 잔잔히 몰아오고

동구 밖 돌아서며

하양 우옵시던 어머님의 전송(傳送)은

이 오지게 추운날 밤

가슴으로 뿌리 깊은 사랑을 전해온다


이 밤 매연 속 별빛 흐린 이 밤

당신의 숨결을 믿음으로

흠뻑 사랑하고 싶다


보신각의 종소리가 들리는 밤에

가만히 가슴을 열어----


5 눈 내리는 날Ⅱ

                류 시 호


높새바람 지나간 후

경부선 기차 기다리는

서울역 KTX휴게실 창밖

부끄러운 속옷 보이듯

하얀 옷 입은 소녀가 다가오니

눈을 밟고 떠나고 싶다.


낙엽을 밟으며

세월 가는 게 서러워

수락산 오르던 것이 어제 같았는데

함박눈으로 차창을 가득 메우니

눈을 밟고 떠나고 싶다.


6 그해 겨울

              류 시 호


화려한 명동거리

나뭇가지엔 눈꽃이 피고

늘씬하고 맵시 고운 여자들

별이 되어 몰려오니

옷가게, 커피숍 거리가 좁아진다.

뽀드득 눈길 밟고 온

중국인, 일본인, 외국인들

성당엔 종소리 울리고

휘황한 불빛 아래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호호 불며 먹는

호떡 맛에 겨울은 가고 있다.


P.S. 여러분도 응모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