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시 공모전 응모 시/ 류시호 작가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시 공모전에 응모하려는 시인데 몇번이 좋은지?
평가를 부탁 드려요. 기존 시를 15줄 이내로 줄여야 함.
1 추억 속의 봄길Ⅱ
류 시 호
어느 해 봄날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아지랑이 따라서
혼자 간 적이 있다
먼- 먼 기억 속
저 길 모롱이에서 만난
들꽃 꺾어 든 소녀
눈빛이 왜 그리 따사로운지
말이라도 건네고 싶었는데---
옛 기억이 봄 빛 속에
향기 되어 날리고
행여 만날까 그리움만 남는구나.
2 가을의 창(窓)가에서Ⅱ
류 시 호
하루의 지친 마음
산등성에 묻어두고
긴 여름 보낸 들판에는
햇곡식 듬뿍 싣고
웃음 짓고 오는 농부
동구 밖 돌아서며
코스모스 흔 드는
옆집 아이 만난 후
농부의 눈언저리
피곤함을 잊게 한다.
3 정동진행 야간열차Ⅱ
류 시 호
초록빛 바다에서
포크송을 즐기던 우리들
기적(汽笛)을 헤치며 나타날 것 같아
청량리역 4번 홈에서
말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송(海松)이 숲을 이룬 해안선
꿈을 만지던
바닷가의 담소생각에
수은등이 잠들지 못한 플랫폼에서
오늘도 정동진행 야간열차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4 서울의 밤Ⅱ
류 시 호
무수한 사연을 담고
북풍(北風)에 몰려 맴돌아오는 낙엽은
고운 꿈을 잔잔히 몰아오고
동구 밖 돌아서며
하양 우옵시던 어머님의 전송(傳送)은
이 오지게 추운날 밤
가슴으로 뿌리 깊은 사랑을 전해온다
이 밤 매연 속 별빛 흐린 이 밤
당신의 숨결을 믿음으로
흠뻑 사랑하고 싶다
보신각의 종소리가 들리는 밤에
가만히 가슴을 열어----
5 눈 내리는 날Ⅱ
류 시 호
높새바람 지나간 후
경부선 기차 기다리는
서울역 KTX휴게실 창밖
부끄러운 속옷 보이듯
하얀 옷 입은 소녀가 다가오니
눈을 밟고 떠나고 싶다.
낙엽을 밟으며
세월 가는 게 서러워
수락산 오르던 것이 어제 같았는데
함박눈으로 차창을 가득 메우니
눈을 밟고 떠나고 싶다.
6 그해 겨울Ⅱ
류 시 호
화려한 명동거리
나뭇가지엔 눈꽃이 피고
늘씬하고 맵시 고운 여자들
별이 되어 몰려오니
옷가게, 커피숍 거리가 좁아진다.
뽀드득 눈길 밟고 온
중국인, 일본인, 외국인들
성당엔 종소리 울리고
휘황한 불빛 아래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호호 불며 먹는
호떡 맛에 겨울은 가고 있다.
P.S. 여러분도 응모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