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이전, 에트루리아>박물관 전시회/ 류시호 작가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특별전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대 지중해 문명의 한 축이었던 에트루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전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를 열고 있다. 에트루리아는 기원전 900년부터 기원전 100년경까지 이탈리아
반도 중북부 지역에 있던 고대 국가이다.
에트루리아 사람들은 지중해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람들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역사가들은 에트루리아인들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다른 태곳적 사람들”이라 여겼다. 베일에 싸인 그들의
기원과 언어, 종교는 에트루리아인들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감탄과 매력을 자아냈다. 로마 문화의 근간을 이루지만 아직 그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에트루리아. 이번 전시는 에트루리아의 문화를 살피며, 우리의 문화적 시야를 넓히게 된다. 세계적인 작가
D.H. 로렌스는 <에트루리아 유적>을 여행하며,
‘에트루리아사람들에게 죽음이란 여전히 보석과 와인, 그리고 춤을 추기 위한 연주용 피리가 있는 삶의
즐거운 연장이었다. 황홀한 축복, 천국도 아니었고, 고통의 연옥도 아니었다. 그저 풍요로운 삶의 자연스
런 연장이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생명, 삶이란 관점에서 본 것이다.’라고 했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약 300점의 전시품에는 에트루리아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세계관, 종교관, 사
후 관념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천여 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우리 앞에 펼쳐진 에트루리아의 다양
한 유물들은 죽어서도 현재의 삶이 이어지기를 바랐던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볼 수 있다.
세련되고 신비로운 고대 유럽 문명의 하나로, 로마의 근간을 이룬 에트루리아. 이제 그 문명의 숨결을 함께
느껴보면서 즐겁고 신나는 문화적인 삶을 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