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자랑스러운 한글을 사랑하자 / 류시호 작가
자랑스러운 한글을 사랑하자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최근 국립국어원에서 국어전문연수를 받았다. 토박이말의 석학 김수업 전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은,
문명의 발달은 유프라데스와 ‘요하문명’이 세계문명의 시초라고 했다. 우리의 조상이 주체인 요하문
명은 ‘황하문명’보다 350-500년 앞섰다고 주장했다.
영남대학 유창균교수는 ‘문자와 인연’라는 저서에서 우리의 조상들이 ‘갑골문자’를 기원전 2000년에
시작하였고, 중국의 한자는 기원전 200년으로 갑골문자보다 늦게 사용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선조들은 일찍이 문자와 문명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한글은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글자로서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가져야겠다. 유엔 산하 세계
지식재산권기구(WIPO)는 2007년 9월 한국어와 포르투갈어를 ‘국제 공개어’로 추가 채택했다. 특허
등록 때 사용하는 국제 공개어는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등 10개 언어가 있다.
고종 말기 헐버트(미국인)가 한자 사용 가능 인구를 조사했는데, 국민의 2%만 한문이 가능했다. 한글
이 있었지만 백성들에는 가르치지 않고, 권력층은 한자로 나라를 지배했었다. 고종은 신식학교를 설립
하고, 백성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지만, 일제 강점기에 한글을 사용 못하기도 했다.
해방이 된 후 국민 모두가 한글을 배웠고, 그 덕분에 우리나라 공업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되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市)의 찌아찌아족 6만여 명이 공식 문자로 한글을 사용하고, 교재
가 한글로 표기된 것을 보았다. 한글이 다른 민족의 공식 문자로 처음 채택이 된 것이다.
몽골은 러시아 글자를 사용하고 있는데, 공식어로 한글을 사용하고 싶다는 칼럼을 본 적이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의 국력이 높아진 것 때문이 아닐까 한다. 1990년대 중반 영국 옥스퍼드대가 세계 30여
개 주요 문자의 합리성·과학성·독창성을 평가해 순위를 매겼더니 한글이 1위였다.
영국 리스대 샘슨 교수는 한글이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문자라고 했다. 한글은 정보화시대에 더 빛
을 발하는 것 같다. 컴퓨터 자판에서 중국어나 일본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를 내고, 휴대전화 문
자 보내기에선 영어보다도 훨씬 빠른 괴력을 발휘한다.
유네스코에서도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여 문맹 퇴치의 상 명칭을 ‘세종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세계가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는데, 이제는 우리가 흔히 잘 못 사용하는 문법이나 띄어쓰기, 문장작성, 외래
어 표기 등에 관심을 갖자.
한글이라는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고, 금강석보다 빛나고 강한 문장과 단어로 활용하면 우리의 국력이
더욱 넘치게 된다. 외국인등록 숫자가 100만 명이 넘었고, 국제결혼으로 다문화 가족이 늘고 있다.
우리의 가족과 다문화 사람들에게 한글문화를 잘 전달하자.
그리고 우리 모두 세계가 인정하는 자랑스러운 한글을 사랑하자.
중부매일 [오피니언] 아침뜨락 (2009. 09. 22.)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