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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 보물과 국보의 향연 / 류시호 작가

경산2 2020. 7. 30. 10:26

 

보물과 국보의 향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코로나에 지친 시민들을 위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 보물전'이 있어 예약을 하고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사상 최대 규모로 국보와 보물이 출품돼 반응이 뜨거운 것 같다. 최근 2년간 새로 국보·보물로 지정된 157건 중 이동 가능한 83건 196점이 나와서 시선이 집중되었다.

 

이 명품의 향연에서 놓치면 안 될 걸작 7선(選)이 있었다. 이인문 ‘강산무진도’, 심사정의 '촉잔도권', 김홍도 '마상청앵도‘, 신윤복의 '미인도', 김득신 '풍속도 화첩', 그리고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청자 투각 연당초문 붓꽂이'이다. 이 작품들은 국보와 보물들로 보는 사람들이 감탄을 했다. 특히 신윤복의 미인도는 10여 년 전 성북동 간송미술관 앞에서 4시간을 기다린 후 감상을 하여 기억이 새롭고 신윤복과 미인도 영화로도 나와서 본적이 있다.

 

조선시대 최고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 중인 신분에서 현감까지 올라갔는데, 단원의 마상청앵도에는 나그네가 문득 섰다. 고개 들어 올려다보는 시선 끝에 꾀꼬리 한 쌍이 버들가지에 앉아 있다. 가만히 숨죽인 선비가 말 위에서 꾀꼬리 노랫소리를 듣는 모습에서 시적 정취가 물씬 풍긴다. 김홍도 그림은 교직에 근무할 때, 국립중앙박물관 연수를 받으며, 씨름, 서당 등 유명작품들에 대한 미술사학 공부를 한적이 있다.

 

신윤복의 미인도는 보물 제1973호로 쌍꺼풀 없는 눈에 초승달 눈썹, 아련한 눈빛. 조선 시대 여인 초상의 전형을 제시한 걸작이다. 윤기 흐르는 검은 머리칼과 배추같이 풍성한 옥색 치마, 노리개를 살짝 받쳐 들고 옷고름을 쥔 손의 자태가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신윤복은 그림에 ’가슴속에 서린 봄볕 같은 정, 붓끝으로 능히 그 마음 전하도다.‘ 라고 적었다.

 

혜원 신윤복 그림도 교직에 근무할 때, 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배운 적이 있다. 혜원은 조선의 여인들을 많이 그렸다. 혜원의 미인도와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교하면, 미인도는 우리만 알고 있다. 모나리자는 전 세계인들의 아이콘이다. 파리를 여행하며 루불박물관에 여러 번 갔는데 수많은 작품이 많아도 모두 모나리자만 생각한다. 모나리자는 르네상스 시대이고, 미인도는 조선 시대이다. 우리 모두 비교분석을 하는 눈을 가져야겠다. 미인도를 모나리자처럼 작가나 미술사학자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

 

국립현대미술관 연수 때 명지대 이영열 교수는 ’한국 근, 현대 미술의 이해‘ 특강에서, 조선 후기 한국 회화의 가장 중요시기라고 했다. 이 교수는 미술 감상법으로 서양화는 창문을 열어놓고 2중 적인 시각으로, 동양화 중 풍경화는 멀리 바라보며 감상하면 좋다고 했다. 강의에서 18세기 최고화가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와 조영석의 인물화(풍속화)를 꼽았다. 연수를 받으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천재 화가 장승업(1900년대) 이후는 현대미술관에 보관하고, 그 이전은 박물관에 있다. 장승업의 귀거래도(비단에 담채, 19세기)는 도연명의 귀거래사의 8개 장면을 그렸다. 그는 그림 공부를 할 형편이 못되어 중국 그림으로 미술 공부를 했고, 그래서 중국식 그림이 많고, 한자를 몰라서 안중식 화가가 그림에 글을 써 주었다.

 

‘세계가 사랑한 한국’이라는 책의 저자 필립 라스킨은 한국인은 역동성, 유대감, 성취욕이라는 3가지가 한국전쟁 이후 70년 동안 세계 속의 한국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경제력이 높아진 것은 석굴암, 석가탑, 다보탑, 고려 불화를 만든 장인정신으로 세계 최고의 선박, 자동차, 전자제품, 건설 등의 기술력이 일등공신 아닐까 한다.

 

최근 대중문화의 한류 열풍에 맞추어 K팝, K드라마, K방역, K푸드 등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코로나 전염병 때문에 한국의 라면 등 즉석 음식이 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다양한 맛, 냄새, 질감이 조화로운 불고기, 김치, 비빔밥, 막걸리, 전통음악 등을 해외로 전파시키는 것이 한국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면 가장 깊은 외로움을 짊어져야 한다. 앞으로 가는 데 필요한 건 원망과 후회가 아니라 용기와 도전정신 그리고 간절한 기도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행복이며 아름다움을 유지하게 한다. 누군가를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만드는 일은 인생을 걸고 도전해 가치가 있다. 우리 모두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보물과 국보의 향연을 보면서 한국의 매력을 가꾸기 위해 열심히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