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시낭송) 정동진행 야간열차 /류시호 작가

경산2 2020. 12. 27. 17:28

정동진행 야간열차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베이지색 둥근모자

초록빛 바다에서

포크송을 즐겼던 우리들

기적(汽笛)을 헤치며 나타날 것 같아

청량리역 4번 홈에서

기다리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세월이 만든 이마의 주름살

해송(海松)이 숲을 이룬 해안선

함께 걸었던 환상도 아니며

꿈을 만지던 바닷가의 담소

그때의 정동진행 야간열차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 때인가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번뇌의 시름 다 떨구어 버리고

수은등이 잠들지 못한 프렛 홈에서

오늘도 정동진행 야간열차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충북일보 (2006. 12. 01)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