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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 태조 이성계와 동구릉 / 류시호 작가

경산2 2021. 4. 1. 18:21

태조 이성계와 동구릉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대학기숙사 한솥밥회(회장 김창호) 모임에서 동구릉(東九陵)으로 문화기행을 갔는데 이번 문화탐방에는 한국문학예술인협회 초대 손님 3분도 함께 했다. 이날 해설은 사학 전공 길형환 동문이 하고, 국문학 전공 고용석 시인은 최근에 출판한 동인시집을 선물했다. 류시호 동문은 간식과 음료수를 준비했다.

 

서울 동북쪽에는 동구릉이 있고, 서쪽 고개 너머 서오릉(西五陵)에는 조선왕조 오백 년의 대표적인 군주들이 잠들어 있다. 동구릉은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후비가 잠들어 있는데, 6백 10여 년 전 조선의 태조를 건원릉에 모시면서 왕릉으로 조성되었다.

 

위화도 회군으로 이성계가 나라의 권력을 손에 넣으면서 정도전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정도전은 백성들의 마을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펴나갔다. 1392년 이성계가 조선의 왕으로 올랐다. 정도전은 조선을 다스리는 법 ‘조선경국전’을 펴내고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는 조선의 중앙 관직과 지방 행정의 틀을 마련했고, 새 도읍 한양의 모습을 설계하고 각 궁궐에 이름을 붙였다.

 

정도전을 잃고 왕자의 난으로 마음이 떠난 이성계는 고향 함흥으로 갔다. 그래서 태종 이방원이 왕위 계승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아버지를 한양으로 모셔오려고 사신을 보냈다. 그런데 함흥으로 간 이성계가 그 사신들을 죽이거나 잡아 가두어 돌려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로부터 한번 가면 감감 무소식인 사람을 가리켜 함흥차사(咸興差使)라고 한다.

 

그동안 대학기숙사 모임에서는 동구릉과 서오릉,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종묘, 사직단 등으로 문화기행을 했다. 나라를 세운 군주도 죽고 나면 조그마한 땅으로 돌아간다. 권력은 영원한 것이 없다. 날아다니는 새도 쓰러트릴 것 같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든가. 단종의 죽음, 연산군, 장희빈의 아들 경종 등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권력을 잡는 기간은 짧다. 왕릉이나 동작동 국립묘지를 가보면, 왕이나 대통령들의 권력이란 잠시 유지될 뿐 허망하다.

 

이성계와 정도전도 흙으로 돌아가 무덤만 남았다. 왕조시대에서 공화국으로 바뀌었고, 정권을 잡는 기간도 짧아졌다.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대기업 2세들의 형제간 지분 싸움과 정치인들이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다투는 것을 보면 암울하다.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들 모두 정직하고, 깨끗하게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 이제는 그만 싸우고 양보하며 배려하고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함께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