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나 동물이나 있는데로 두어야 하는데---

오늘이 10월의 첫 휴일이며 연휴 마지막 날인 개천절이군요. 세월이
너무 잘 가는군요. 토요일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다가 어제는 늦잠을
자고 천천히 수락산을 올랐답니다.

며칠간 비가 내려서 산자락 계곡의 맑은 물이 많이 내렸으며 짙어
가는 가을 냄새를 맡으며 기분이 아주 쿨했답니다. 김밥과 커피,
싱싱한 배를 먹고 하산해서 "7검"이라는 오랫만에 중국 무협영화를
부담 없이 보았답니다.

이렇게 활동하면서 밥먹기보다 배를 채워주는 것은 위가 가볍고 저렴
해서 가끔씩 바나나를 먹지요. 허기도 채우고, 연주자나 음악인들 발
표자에게 신경을 느긋하게 해주기에 좋다고 합니다.

칼로리가 높고 변비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던 바나나가 오히려
체중 감량과 변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구하는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하는데 이
말을 들으면 아마 이상하다 할 것이지요. 앞으로 10년 후면 사라질
지도 모른다고 하면 왠 생뚱맞은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는데,

큰 바나나를 생산하려는 욕심에 바나나 품종을 개량하다보니 ’표준
화된 바나나’만 남게 되었고, 그렇다 보니 바나나 종(種)이 다양하지
못해 질병 저항력이 떨어져 조만간 멸종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하는군요.

작년 여름에 필리핀을 갔더니만 바나나와 파인애플을 미국인 메이
져가 판권을 갖고 있지만 정말 많이 생산하더군요. 부러웠답니다.

멸종은 코뿔소와 호랑이도 마찬가지 처지이며 야생 고양이과 중 가장
거대한 호랑이는 20세기 초 전체 개체수가 10만 마리에 달했으나,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겨우 6천 마리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
로 추정된다는군요.

식물과 동물만 생존의 위협을 받는 게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에 유럽인
들이 상륙한 뒤로 북남미 부족들이 절멸되었고, 민족이 사멸되자 언어
도 사라졌답니다.

생물학자들은 생명 복제 같은 위험하고 어리석은 짓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좀더 눈을 크게 뜨고 자연과 문화가 얼마나 강인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하네요.

날씨 좋은 가을 하늘 오늘은 대한민국이 태어난 날이지요.즐겁고 건강
하게 님들 연휴 잘 보내세요, 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