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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지 창간에 대한 소고(小考)

경산2 2016. 8. 27. 21:52

 현대문학신문 제30호 (2016. 08. 25.) 발행-칼럼니스트 류시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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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지 창간에 대한 소고(小考)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얼마 전, 시 전문문학지 시담 창간기념회에 갔다. 한국문인협회 문효치 이사장과 시담 문학지 발행인 박종래,

허영만 시인, 수필가, 소설가, 시낭송가, 악기연주자 등 200여명이 참석하였다. 창간 기념호 덕분에 문효치

시인의 <볕뉘>, <바람꽃>, 유안진 시인의 <달나라 종족>, 나태주 시인 <프리지어>,  오세영 시인 <이어도>,

유자효 시인 <도심의 선>, 허영만 시인 <시집을 읽는다> 등 유명 중견 시인들의 시를 한권에서 읽게 되어 기

분이 좋았다. 


  이어서 문효치 시인의 특강이 있었다. 문 시인은 군산이 고향으로 몰락한 지주의 손자로 아버지가 6.25때 월

북하여 주변으로 부터 경계의 대상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없어 시를 읽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월북

때문에 대학시절 ROTC훈련을 받고도 신원조회 불합격으로 장교 임관을 못하고, 군 생활에서는 보안대, 제대

후에는 경찰로부터 감시를 받았다.


  절망과 망연자실로 체중이 줄고 몸이 쇠약한 상태에서 ‘사랑이어 어디든 가서’ 라는 시를 썼더니 혹자는 바람

둥이 시가 아니냐고 했지만, 그는 어디에서든 생명력이 닿아 불 탈 수 있기를 갈망하며 절규하는 심정으로 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시를 쓰는 일은 보물찾기와 같은 것으로 사물의 포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보물을 찾듯이

그 내면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허영만 시인은 축사에서 “시인 생활 40 여 년 동안 많은 문학 출판사가 생겼다가 폐간 하는 것을 보아

왔다. 그러나 오늘 시담 문학지는 박종래 발행인의 의지가 강하고 필진들이 좋아서 오래 갈 것으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각종문학지는 300여종에 한국문인협회에 등록한 1만5천여 명과 미등록 문인들을 합치면 3만 여명

이다. 그동안 많은 문학지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산문지와 시전문지, 에세이지 등 월간지와 그리고 단행본

들을 보았지만, 독자들이 서점에서 구입하는 책은 특별한 작가를 제외하면 그렇게 많지 않다.


필자 경우 2개의 지방 일간지와 현대문학신문, 그리고 10여 개 문학지에 고정으로 기고하고 있지만 원고료를 주

는 곳은 미미하다. 대기업과 단체 등에서는 원고료를 많이 주기도 하지만 관공서에서 발행하는 홍보지나 월간신

문은 원고료를 조금주고, 유명 문학지에 기고하면 1년간 구독권이나 적은 금액의 상품권을 받았다.


그런데 해마다 중앙 일간지와 일부 지방일간지에서 신춘문예를 통하여 수많은 문인들이 배출되지만, 소수의 문인

들만 원고료나 인세를 받지 대게의 문인들은 글쓰기만 해서는 살아가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시담 창간기념회

마무리는 참석자 중 몇 명이 시낭송을 하며 축하를 했다.


시낭송은 10여 년 전부터 전국각지에서 시낭송대회가 유행하고 있고 시낭송가도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문인

협회의 문학 장르에는 시, 소설, 수필, 희곡, 아동문학 등은 있지만 ‘시낭송가’는 없다. 한국문인협회에 문인으로

등록은 못하지만 국내 가장 오래된 시낭독회는 ‘공간 시낭독회’ 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가장 큰 시낭송회는 재능교육에서 지원하는 ‘재능시낭송협회’가 있고, 현대문학신문의 전국시

낭송대회 외에 전국과 지역에 많이 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시를 쓰고 있는데 조선의 선비들처럼 시를 쓰고 읊

는 것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 문화생활에도 좋다.


최근 실버카페에 시낭송 봉사를 갔더니 98세의 어르신, 80중반의 어르신들이 무대에 나와 시를 읽기도 하고 암송

도 하여 깜짝 놀랐다. 예술과 문학은 작가가 슬픔과 고통을 예술적으로 표현 한 것이다. 시낭송은 즐거운 문화활동

이다.


시는 영혼의 음악으로 고뇌와 괴로움을 승화시켜 주고, 정(情)을 뿌리로 말을 싹으로 소리를 꽃으로 하여 열매를

남긴다. 그리고 문학의 힘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며 영혼을 이끌어 가고,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면서 인간

의 마음을 정서적으로 표현한다. 우리 모두 아마추어 시인이 되어 시담 문학지에 발표하면서 멋진 삶을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6. 08. 09.) 발표

            현대문학신문 제30호 (2016. 08. 25.)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