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국내 해외여행 및 산행 후기

사랑과 우애가 있는 가족

경산2 2016. 11. 16. 22:11


   사랑과 우애가 있는 가족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오래전 산골 학교에 근무하면서 방학을 맞이하여 공동연수 차 대천에 있는 충북교육청 학생해양수련원에 처음

으로 갔을 때의 생각이 난다. “선생님, 교실에서 아이들과 씨름하다가 방학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대천바닷가에

오니 너무 좋아요.” 괴산군 C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옆 반의 K선생님이 말했다.


그 후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 학습하러 간적이 있고, 교사들 공동연수로 몇 번 갔었지만 퇴직을 한 후 가족들과

다시 방문을 하니 기억이 새롭다. 지난여름 무척 무더웠는데 충북교육청 수련원 콘도로 휴가를 가니 교직에 근

무한 보람도 느끼고, 대천해수욕장의 시원한 바다와 파도, 모래사장을 보니 가슴이 뻥 뚫리고 마음도 푸근하다.


큰아들 부부, 작은 아들부부, 그리고 손주들이 해수욕장의 모래사장과 바닷물에서 신나게 뛰어 노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즐거워하니 덩달아 신이난다. 다음날은 380명 규모의 대천유람선 크루즈여행

을 했다.


대천항을 출발하여 사자바위, 보령화발전소, 거북이섬, 허육도 삼형제바위, 안면도 영목항까지 갔다가 원산도를 

 지나 대천항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손주들과 며느리들은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주며 놀고, 해설사의 여러

섬과 관광지 설명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난 봄, 친구들과 주문진항에서 바리스타크루즈를 탄 적이 있는데, 대천항 유람선은 서해바다의 또 다른

볼거리들이 많았다.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보령시는 해안선의 길이가 1백 36km이며 해안에 산재되어 있는 진

흙을 이용한 머드팩이 있고,  해안선을 따라 무진장 존재하는 질 좋은 진흙 덕분에 머드축제가 유명하다.


그리고 언젠가 동료교사들과 겨울방학 때 보았지만 가족이나 친지, 연인들이 한해를 마감하며, 대천바다에서 

 낙조를 바라보면 의미 있는 겨울여행이 될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 바닷물에 몸을 담구고 해변을 걷는 즐거움

은 좋은 추억이 된다.


우리 가족은 그동안 국내여행을 몇 번 가고, 가족 3대가 해외여행을 함께하며 우애를 다져왔다. 인간은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있는데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모이다보면 잘못하는 것도 보이고

잘 하는 것도 보인다. 칭찬도 중요하지만 잘못을 지적하고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며, 세상에 태어나 양보를 배우

는 것도 가족이나 형제에게 배워야 한다. 그래서 가족과의 공동생활은 사회생활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의 격언에 '집안에 노인이 없거든 빌리라' 는 말처럼 집안 어른의 경륜도 매우 소중함을 알았으면 한다.

어른들의 경험은 가족에게 남겨 줄 수 있는 좋은 습관과 따뜻한 바람, 화목의 향기를 감돌게 해주기 때문이다.

가정이란 대리석으로 된 방바닥과 금을 박아 넣은 벽이 있는 집만 행복한 게 아니다. 


사랑이 깃들고 우애가 있는 그런 집이 더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다. 대천에서 가족 3대가 만나 바다에서 놀고 함께

잠을 자며 보낸 것은 아름다운 가정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 일 것이다. 행복이란 일을 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일에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우리 모두 자신의 일에 보람과 희망을 갖고 사랑과 우애가 있는 행복한 가

족을 만들어 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6. 09. 06.) 발표

  대구일보 [오피니언] 아침논단 (2016. 09. 05.)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