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애가 있는 가족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오래전 산골 학교에 근무하면서 방학을 맞이하여 공동연수 차 대천에 있는 충북교육청 학생해양수련원에 처음
으로 갔을 때의 생각이 난다. “선생님, 교실에서 아이들과 씨름하다가 방학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대천바닷가에
오니 너무 좋아요.” 괴산군 C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옆 반의 K선생님이 말했다.
그 후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 학습하러 간적이 있고, 교사들 공동연수로 몇 번 갔었지만 퇴직을 한 후 가족들과
다시 방문을 하니 기억이 새롭다. 지난여름 무척 무더웠는데 충북교육청 수련원 콘도로 휴가를 가니 교직에 근
무한 보람도 느끼고, 대천해수욕장의 시원한 바다와 파도, 모래사장을 보니 가슴이 뻥 뚫리고 마음도 푸근하다.
큰아들 부부, 작은 아들부부, 그리고 손주들이 해수욕장의 모래사장과 바닷물에서 신나게 뛰어 노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즐거워하니 덩달아 신이난다. 다음날은 380명 규모의 대천유람선 크루즈여행
을 했다.
대천항을 출발하여 사자바위, 보령화발전소, 거북이섬, 허육도 삼형제바위, 안면도 영목항까지 갔다가 원산도를
지나 대천항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손주들과 며느리들은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주며 놀고, 해설사의 여러
섬과 관광지 설명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난 봄, 친구들과 주문진항에서 바리스타크루즈를 탄 적이 있는데, 대천항 유람선은 서해바다의 또 다른
볼거리들이 많았다.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보령시는 해안선의 길이가 1백 36km이며 해안에 산재되어 있는 진
흙을 이용한 머드팩이 있고, 해안선을 따라 무진장 존재하는 질 좋은 진흙 덕분에 머드축제가 유명하다.
그리고 언젠가 동료교사들과 겨울방학 때 보았지만 가족이나 친지, 연인들이 한해를 마감하며, 대천바다에서
낙조를 바라보면 의미 있는 겨울여행이 될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 바닷물에 몸을 담구고 해변을 걷는 즐거움
은 좋은 추억이 된다.
우리 가족은 그동안 국내여행을 몇 번 가고, 가족 3대가 해외여행을 함께하며 우애를 다져왔다. 인간은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있는데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모이다보면 잘못하는 것도 보이고
잘 하는 것도 보인다. 칭찬도 중요하지만 잘못을 지적하고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며, 세상에 태어나 양보를 배우
는 것도 가족이나 형제에게 배워야 한다. 그래서 가족과의 공동생활은 사회생활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의 격언에 '집안에 노인이 없거든 빌리라' 는 말처럼 집안 어른의 경륜도 매우 소중함을 알았으면 한다.
어른들의 경험은 가족에게 남겨 줄 수 있는 좋은 습관과 따뜻한 바람, 화목의 향기를 감돌게 해주기 때문이다.
가정이란 대리석으로 된 방바닥과 금을 박아 넣은 벽이 있는 집만 행복한 게 아니다.
사랑이 깃들고 우애가 있는 그런 집이 더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다. 대천에서 가족 3대가 만나 바다에서 놀고 함께
잠을 자며 보낸 것은 아름다운 가정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 일 것이다. 행복이란 일을 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일에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우리 모두 자신의 일에 보람과 희망을 갖고 사랑과 우애가 있는 행복한 가
족을 만들어 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6. 09. 06.) 발표
대구일보 [오피니언] 아침논단 (2016. 09. 05.)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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