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시) 귀로(歸路)의 창(窓)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3. 23. 13:23




 귀로(歸路)의 창(窓)

                              경산 류 시 호/ 시인 수필가


하루의 지친 마음

차창(車窓)에 젖어오면

문풍지에 갸웃하는

차가운 바람에 실어 보내고

코끝에 맴도는

낙엽은

고향집 향해 날려 보내자.


동구 밖 돌아서며

하양 우옵시던 얼굴

기적소리에 착잡함을 달래던

눈물로 얼룩진 기억들

공장 기계소리의

가쁜 생활속에

도회지의 밤이 내리면

까만 공간 속 그리움이 남는다.


시골집 석류 빨갛게 익고

텃밭 푸성귀에 밤이 스미면

서울로 떠난 자식 생각에

긴-동지야(冬至夜)를 밤새운

당신의 마음을 새기며

엷은 봉투속

가득히 채운 기억을 띄어도

돌아갈 수 없는 귀로(歸路)의 창(窓)


충청북도교육청 계간지 통권153호(2006.12.)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