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화 마을학교 시낭송

(에세이) 라 보엠과 사랑의 묘약/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5. 3. 20:18




       라 보엠과 사랑의 묘약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오랜만에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한 음악회를 갔다. 이번 음악회는 W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립 10년

기념행사로‘라 보엠과 사랑의 묘약’콘서트 오페라였다. 롯데콘서트홀은 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공

연장으로 음향설계를 하여 명품 콘서트홀로 탁월한 음향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하여 가보고 싶었다.


좋은 공연장에서 김남윤 지휘자와 40여명의 단원들 연주로 유명한 오페라를 듣고 보고 아름다운 밤을

보냈는데, 콘서트 오페라는 명장면만 골라서 라 보엠 1시간, 사랑의 묘약 1시간으로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1부 푸치니의‘라 보엠’은 오페라 역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1막에서 4막까지 각각의 특징을 품고

출연진들의 개성이 잘 다듬어져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손이 시리도록 추운 다락방에서 월세를 내지

못해 떨어야 하는 젊은이들 가운데 시인 로돌포는 잠시 추위를 면하고자 연극대본을 난로에 넣어 불을

지핀다. 차가운 밤 크리스마스이브의 달빛은 아름답기만 하다. 

 

라 보엠은 예술을 사랑하고 이상을 동경하는 네 명의 친구들이 프랑스 파리 카르티에라탱의 어느 다락

방에 함께 기거하고 있다. 그때 다락방의 다른 쪽에 사는 미미가 촛불이 꺼져 불을 빌리려 왔다. 어두

운 방에서 미미가 자기 방 열쇠를 떨어뜨린다. 열쇠를 찾던 두 사람은 무심코 손을 잡는다.


이렇게‘그대의 찬손’은 미미를 동정하는 로돌포의 마음을 표현한 아리아다. 2부 도니제티의‘사랑의

묘약’은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에 젊고 애교스러운 아가씨로 농장주의 딸 아디나가 있다. 그녀는 두 젊

은이로부터 동시에 청혼을 받았는데, 농부 네모리노와 하사관 벨코레였다.


벨코레와 아디나가 결혼을 하기로 하여 절망에 빠진 네모리노는 마을에 나타난 사이비 약장수 둘카마라

로 부터 누구와도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준다는‘사랑의 묘약’이졸데를 사서 마셨다. 그런데 병에 담긴

그것이 술인 줄도 모르고 혼자 기뻐하면서 단숨에 마셔버린다.


그러나 아디나는 네모리노를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불안감에 슬퍼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멀리서 이 광경

을 보고 있던 네모리노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테너의 목소리로

 부른다.


그리고 그 눈물이야 말로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 증거라며 기뻐한다. 이 오페라가 성공한 것은 배우들의

노력과 땀이 관객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음악가의 삶이란 철저한 고독 속에서도 한없이 따스하고 아

름다운 세계를 만들어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래서 음악은 일상생활의 먼지를 털어 내고 영혼을 아름답게 해주는가 보다. 이번 2가지 콘서트 오페라

를 감상하며 음악처럼 인간의 마음을 뒤흔드는 예술이 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가슴을 울리는 아리아들

이 우리의 내면 깊숙이 침투하여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다.

한 편의 오페라 아리아를 위해 40여명의 연주자와 성악가들이 합심하여 노력해야 하는 시간은 실로 엄청

나다. 그동안 라 보엠과 사랑의 묘약의 중요 아리아는 각종 음악회를 통하여 몇 번 들었는데, 오페라는

감정을 강화하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역할을 했다.


그 덕분에 삶의 풍요로움과 마음의 평안도 느끼게 해준 것 같다. 우리 모두 여유를 갖고 가끔씩 음악회나

영화, 연극, 미술관 그리고 박물관으로 나들이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8. 05. 04)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