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국내 해외여행 및 산행 후기

(에세이) 순천 송광사(松廣寺)와 영광 불갑사(佛甲寺 )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11. 11. 19:06




  순천 송광사(松廣寺)와 영광 불갑사(佛甲寺 )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가을을 맞이하여 송광사(松廣寺)로 형제들과 여행을 갔다. 이 사찰은 합천 해인사와 양산 통도사와

더불어 한국 삼보사찰(三寶寺刹)로 불리고 있다. 그동안 해인사와 통도사는 몇 번 가보았지만 송광

사는 처음 방문하였다.


통도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불보사찰(佛寶寺刹), 해인사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

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있어 법보사찰(法寶寺刹), 그리고 송광사는 한국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어 승보사찰(僧寶寺刹)이다.


1천 2백 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송광사에는 3가지 명물이 있다. 첫째 ‘비사리구시’는 3백 여 년 전

남원 세전골에 있던 큰 싸리나무가 쓰러지자 4천명 분의 밥을 담을 수게 만들었다. 둘째는 ‘능견난

사’인데 사찰의 음식을 담아내는 수공예품 그릇으로 그 정교함이 돋보인다.


셋째는 ‘쌍 향수’로 두 그루의 향나무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쌍 향수란 이름이 붙었다. 서울 성북

동에 있는 길상사에 가면 법정(法頂) 스님의 유품을 모신 방이 있고, 그 분이 남긴 법어들이 액자로

만들어 많이 걸려 있다.


그 중에 불일암 이야기도 나오는데 40여 년 전 법정스님이 송광사에 암자를 중건하면서 불일암이라

는 편액을 걸었다. 송광사 입구 오솔길에 법정스님이 생전에 자주 찾은 불일암 ‘무 소유길’이 있어

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았다. 


점심을 먹고 영광군에 있는 불갑사(佛甲寺)를 갔다. 불갑사는 오래 전에 다녀왔는데, 교직에 있을 때

아이들에게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절이라고 가르쳤고, 요즘은 마을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며 불교

이야기만 나오면 자주 거론하는 사찰이다.


이 절은 1천6백여 년 전 백제 침류왕 때 인도의 간다라 마라난타 성인이 중국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파했다. 그리고 제일 처음 지은 사찰이라 절 이름을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로 했다. 법성

포라는 지명도 성인이 법을 가지고 들어 온 포구였다고 법성포로 바뀌었다 한다.

절 밖의 오솔길에는 진각국사가 심었다는 수령 700여 년의 천연기념물 참식나무가 있다. 참식나무는

신라 법흥왕 때 경운스님과 인도공주 진희수와의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다. 가을철 불갑사의 뒷길에

는 꽃 무릇이 넓은 숲 바닥을 붉게 물들인다.


불갑사 석산의 백합목 수선화과의 꽃 무릇은 일명 상사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순천 송광사와 영광 불갑사를 둘러보니 백제지역에 사찰이나 문화재가

많은데 잘 가꾸고 보존해야겠다.


그리고 스님들의 참선(參禪)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마음의 벽도 허물고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어

떤 사람은 자신의 업(業)에 몰두하려고 여행을 하였는데, 이집트의 수도승은 고향을 떠나 사막에 살

면서 침묵으로 득도를 했다.


미국의 원주민 아파치족들도 때때로 침묵으로 살아간다는데, 침묵은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지혜

를 주기 때문이다.  석가모니는 ‘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하더라도 가난하고 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더라도 부유하다.’고 했다.


행복이란 물질보다 본인이 어떤 의지와 마음의 자세를 지녔느냐에 달렸다. 독자들도 여행을 하면서

고 듣고 침묵 하면서 행복의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다. 행복은 저 멀리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

우리 마음속에 있다.


우리 모두 물질적인 큰 욕심은 버리고 안전하고, 평화롭게, 건강하기를 빌며, 따뜻한 온기 같은 행

복을 찾았으면 한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8. 11. 12.)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