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욱과 서 교수의 양심
류시호 / 시인 수필가
최근에 혜화동 아름다운 극장에서 김영무 작, 송훈상 연출로 정욱 주연의 ‘서교수의 양심’연극을 보
았다. MBC방송 출신 정욱 탤런트는 필자가 문화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지인으로 존경하는 예술인이다.
이 연극은 연기 인생 60주년,
올해 82세인 국민 배우 정욱을 위해 한인수·현석·김호영 배우가 우정 출연한 아름다운 무대였다.
이 연극은 신문 기자인 박인식이 대학 은사이자 유명 소설가인 서동호 교수가 최근 저지른
엄청난 비리 한 가지를 알게 된다.
그것은 서 교수 명의로 출간된 베스트 셀러‘저 산 너머 저 산’의 소설 원작이 박 기자의 대학
동창이었던 강진우의 옛날 원고였다. 그 원고는 부인 구 여사가 원고 독촉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기가 딱해서, 먼지 속에 있던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강진욱은 대학생 시절 서 교수 댁을 드나들면서 사모님인 구 여사와 정을 통했다는 비밀을 고백했
다. 그런데 서 교수와 구 여사 사이의 딸 서주미의 생부가 강진욱으로 밝혀진다. 강진욱은 기자인
박인식에게 원고 절취 사건의 기사는
서동호 교수를 생매장하는 일이 되니, 절대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서동호 교수는 파멸
을 각오하고 기자 회견을 하며 양심선언을 하려고 했다. 몇 년 전 정욱 배우를 대학로 아트홀 마라
카극장에서도 만났는데,
연극‘엘렉트라 인 서울’에서 무법 스님으로 출연하여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그동안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에서 첫 주역을 맡았고,‘학마을 사람들’에 출연했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등의 작품에서 주역을 해냈다.
그리고 TV 드라마에서는 중후한 지식인, 온화한 아버지 역할 등을 해왔다. 그림이나 음악, 연극, 문
학 등 예술을 가까이하면 감성을 움직이게 해주고 척박한 인생에 활력을 주는 샘물이 되고, 연극이
가장 이해하기 쉽고 우리의 삶과 밀접한 예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한국문학예술인협회는 아동문학의 태두(泰斗) 김종상 원로시인, 지방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정성수 작가, 비구상 서양화의 거목(巨木) 권의철 화가, 대중가요 작곡자 송영수 회장, 이재신
성악가, 한국의사시인협회 고문 김세영 시인,
30년 경력 국어논술스피치학원 유미애 원장, 드라이 플라워 공예가 윤은진, 김종분 시낭송 전문가들 등과
문학과 예술인들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문학, 시낭송, 연극, 그림, 영화, 음악, 악기연주 등 예술을
가까이하면 감성을 움직이게 해주고, 인생에 활력을 준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마크 아그로닌은 시니어들이 잘 활동하는 이유가 지혜와 회복 탄력성, 창의성 덕목 때문
이라고 했다. 즉 인간의 뇌는 경험과 경륜이 쌓일수록 신경가소성이 지혜의 폭을 넓혀주고, 감정 조절, 창
의성까지 향상해 준다고 한다.
장수시대 문학과 예술인들‘인생의 큰일은 육체적인 힘이 아니라 사려 깊은 지혜임을 잊지 말자.’ 그래서
필자는 시니어들이 문학, 그림, 음악, 무용, 연극 등 예술을 가까이할 때, 힘보다 사려 깊은 지혜, 생각하
면서 행동하는 즐거운 마음이 필요하다고 권유한다.
우리 모두 연극, 문학회, 음악회, 영화관, 미술관, 박물관이나 문화전시회, 고궁에 자주 들려서 자신의
감성도 살리고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 국민이 되자. 대구일보 (2020. 01. 28)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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