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과 문화활동

(시각장애인) 힐링하는 2차 시(詩)작품 / 류시호 작가

경산2 2020. 8. 13. 18:06

 

살아가는 길

                    이 0 기

 

 

성난 먹구름

우산 챙길까 말까

흔들리는 마음 접고

거리로 나섰다

 

흰 지팡이 의지하고

한발 한발 노냥노냥 걷다 보니

장대비 맞은 생쥐 꼴

몸단장한 신사 체면 볼품 구겼다

 

마음의 때 씻어 내는

때 늦은 오란비

푸른 하늘 기다리는 벌과 나비

심청이 타고 오를 연꽃에 앉는다.

 

 

* 노냥노냥 – 천천히, 느릿느릿

* 오란비 – 장마비의 옛말

 

★ 비 오는 날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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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

                             유 0 열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날

이글이글 불타는 뜨거움 속

달콤함 생각나는 이름 하나

통통 팥이 있는 차가운 얼음

한입 가득 단미 팥빙수

 

새콤달콤 맛있는 과일

코끝을 스치는 향기

무더위 달래는 이름 하나

상큼한 과일 얼음 가득

여름 달래주는 과일 빙수

 

* 단미- 달콤한 여자, 사랑스러운 여자

 

★ 여름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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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노래

 

                            김 0 환

 

 

시원한 단비

귓가에 들리니

바다 사나이 시절

출렁대는 너울 문득 그립다

 

지금은 어디로

애달프다 생각 말고

장밋빛 내 인생

옹골찬 노래 시(詩)로 부르리

 

 

* 단비 –꼭 필요할 때 알맞게 내리는 비

* 너울 –바다의 사나운 큰 물결

* 옹골지게 –실속 있게 속이 꽉 차다.

 

★ 추억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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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있는 정원

                                최 0 자

 

 

 

신사시장 저녁 메뉴

고등어찜 된장찌개

간고등어, 풋고추, 대파, 양파

장바구니에 행복 가득 넘칩니다

 

옆집 아줌마 식탁

흠뻑 넘치는 웃음소리

짭조름 보글보글 된장찌개

모락모락 피어나는 사랑입니다

 

발걸음 바쁘게 정원에 서면

함께 먹던 저녁밥 그린비

오릇한 마음으로 그립습니다.

 

* 신사시장 – 괸악구 신림동에 있는 동네시장

* 그린비 –그리운 남자, 그리운 선비

* 오릇하다 – 모자람이 없이 완전하다.

 

★ 행복이 숨 쉬는 저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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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램

                       문 0 상

 

 

 

바람이 하늘하늘

시원한 여름날이나

겨울바람 찬 서리

꽁꽁 언 가슴 목이 메어

 

묵묵히 한발 한발

바램을 기대하면서

새 찬 바람 받아 주는

갑갑한 삶의 현장

 

매서운 달빛

가슴앓이 떨치고

붙박이별 바라보며

꿈을 노래하는 나는 미르

 

* 붙박이별 – 북극성

* 미르 - 용

 

★ 아픔을 딛고 희망을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