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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하는 말을 모르면 바보 같지만---

경산2 2005. 7. 30. 14:33
7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후이며 지금 휴가철이라 모두들 휴가가
고 더위를 피하여 계곡이나 바다로 가리라 생각되며 서울 시내
가 좀 한가할지 모르겠군요.

가끔씩 전철을 타면'그까이꺼 뭐'이런 용어를 많이 사용하더군요.
말은 시대와 사회의 산물인데 고등학생은 '버스차장'이란 말을
모르고, 대학생은 부모세대가 말하는 '재건데이트'(돈 없이 주로
걸으며 하던 데이트)의 뜻을 알지 못하지요.

유행어도 마찬가지인데 80년대초의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다'는
살인사건을 심증에 따른 용의자 자백만으로 해결하려던 데서 나
왔었지요.

"출세해서 남 주나" "누구 왕년에" "이거 되겠습니까" 역시
특정상황에서 생겨났었으며 근래엔 "그까이꺼 뭐∼, 대충∼"이
란 말이 유행이지요.

KBS 2TV의 일요일 밤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에서 생겨난 것
으로 각종 전문직업은 물론 사회적 개인적 중대사를 한껏 희
화화(戱畵化)하면서 여기저기서 인용되고 있는데

20대 중반의 개그맨이 만든 것으로 '뭐든 어려워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했다는데 결과는 좀 다
르게 사용하네요.

"한의사 그까이꺼 대충 잡초나 뜯어다가 푹푹 삶아 봉다리에
담아주면 되지 뭐" "마라톤 그까이꺼 대충 늘어난 런닝구에
짧은 수영복 반바지 걸쳐입고 뜀박질이나 하면 되지 뭐 그리
힘들 것 있나."

"국회의원? 그까이꺼 뭐, 국회에서 대충 싸움박질이나 하면
되는 거 아니여"라고 하는 식이며 '그까이꺼 뭐 대충'의 확
산이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뭐든 대강 해도 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건지,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의 개그화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
람들의 답답한 심정을 대변하는 건지는 알 길은 없지만

이 개그어의 소재들이 실은 하나같이 공과 품을 들여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일들인데 그만 대충하고 살자는 풍토의 말이지요.
그래서 유행어는 무섭답니다.

시대에 맞는 유행어를 몰라도 바보 같지만 그래도 그까이꺼
뭐는 너무 심한 잘못된 언어 같네요. 휴가가 절정인 요즘
님들 건강 잘 챙기고 남해나 서해 동해 등 어디에서라도 휴
가 잘보내세요. 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