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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냄새 나는 맛있는 것이---

경산2 2005. 8. 7. 11:40
날씨 무더운 휴일날 낮이네요. 어제 밤에도 에어컨을 켰다
껐다하며 밤을 보낸것 같네요. 온 집안에 더운 냄새가 진동
하니 이를때 시원한 전철 또는 나들이가 더 좋을 것 같지요.

새벽에 일어나 수락산 등산을 다녀왔으며 이제 님들께 인사
드리고 남친인 김박과 영화볼려고 외출합니다.

이렇게 무더울때는 먹거리를 잘 골라서 먹어야 하지요. 작년
8월초에 경북 봉화 은어축제에 초대 받아 가서 참 재미 있게
놀고 맛있게 먹었지요.

어릴적 고향인 경북의 낙동강에서 아버지와 같이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다가 어쩌다 은어 한두마리 잡으면 그렇게 좋아하
시는 모습이 떠오른답니다.

은어는'극동의 진미' 며 여름 강에 오른답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에서만 나는 은어는 2000년 세월 동안 사랑받아온
극동(極東)의 진미이며‘민물고기의 귀족’ 은어는 날고기건
익힌 고기건 맛의 기품을 잃지 않는다지요.

1급수 여울에서 물이끼만 먹고 살아 잡내가 없고 대신 은은한
수박향이 살 속에 배어있고 “쏘가리, 꺽지, 산천어가 담수의
미어(味魚)로 손꼽히지만 은어의 맛에는 못 미친다”는 게 물
고기 전문가인 낚시인의 중평이랍니다.

영남의 한 선비가 “더 이상 못먹고 죽는 건 괜찮으나 상놈의
입에 들어갈까 슬프다”고 유언했다는 ‘은구어(銀口魚)’. 중국
서진(西晋)의 장화가 쓴 박물지에 “먹고 남은 뼈를 강물에 버리니
그것도 물고기로 되살아났다”고 표현한 ‘샹위(香魚)’.

미 스탠퍼드대 초대총장이자 어류학자인 데이비드 조던 박사가
일본에 갔을 때 “가장 맛있는 물고기가 뭐냐”고 묻자 일본인
이 내놓았다는 ‘아유(鮎)’.

조던 박사가 맛을 보고 무릎을 치며 내뱉은 “Sweet fish!”. 이
것은 모두 은어(銀魚)를 가리키는 각 나라의 이름이라는군요.

오래전 군대 시절에 일주일에 한번 울진을 업무차 가면 왕피천의
맑은 여울에서 놀림낚시를 즐기는 은어낚시인들을 보았지요. 또
전남 남원읍에 가도 은어가 많이 나더군요.

은어는 연어와 같은 모천회귀어로 한해살이며 바다에서 겨울을
난 치어는 강물과 바닷물의 수온이 엇비슷해지는 4월부터 강으
로 소상하며 은어의 성장속도는 놀라울 정도이고,

6~8월 뜨거운 여름이 은어의 청춘기이며 강의 중류에서 20~28㎝
성어로 자란 녀석들은 물줄기가 세찬 여울의 돌밭에 자리를 잡고
밤을 틈타 이끼를 갉아먹거나 상류로 이동한다네요.

은어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6~7월. 유리아미노산 중 단맛이 강한
글리산, 프롤린이 이때 최고치를 보이며 버들잎(15㎝)만큼 자란
‘버들은어’를 최고급 횟감으로 꼽기도 하지만 18~23㎝ ‘댓잎
은어’라야 짙은 향이 밴다는군요.

8~9월 25㎝ 이상 자란 것은 굽거나 훈연해서 먹고 9~11월 산란
기에 접어든 은어는 하류로 내려가서 한 마리의 암컷과 7~9마리
의 수컷이 뒤엉켜 모래자갈을 헤집는 격렬한 난교 끝에 숨을 거
둔다합니다. 2주 만에 부화한 치어는 바다로 향한다는군요.

횟집서 파는 은어는 양식한 것인데 은어의 계절 여름이 오면 섬
진강 상류 곡성군부터 하류 하동군까지 은어를 맛보려는 관광객
이 긴 행렬을 이루며 동해안으로 흘러드는 영동 지역의 울진 왕
피천, 삼척 오십천, 양양 남대천도 이름난 은어 산지이고,

“씨알은 섬진강이 앞서나 맛은 영동산이 낫다”고들 하며 사실
섬진강변 횟집에는 섬진강 은어가 없으며 횟집에서 파는 은어는
모두 양식산이기 때문이지요.

비린내 대신 수박향을 풍기는 은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어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는데 푸른 대숲의 바람, 물새 한가로운 강
변에서 그 이상 어울리는 먹거리를 찾기란 힘들고 올리브그린
등판에 은빛 복부, 아가미뚜껑의 황금빛 테…, 회를 싫어하는
사람도 은어를 보면 군침을 삼킨답니다.

30년 전만 해도 두만강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모든 하천에서 떼
지어 살았으나 1970년대 이후 진양호(1970·남강), 팔당댐(1973·
한강), 안동호(1976·낙동강), 대청호(1980·금강), 영산강 하구
언(1981),

낙동강 하구언(1987) 등의 댐과 하구둑이 건설되면서 은어의 물
길은 차례차례 막혔으며 왕실에 진상하던 낙동강 상류의 봉화
은어는 멸종했고 밀양강 은어와 탐진강, 금강 은어도 거의 사라
졌다는군요.

현재 큰 강으로 유일하게 댐이 없는 섬진강과 동해안의 몇몇 천
변만 은어가 소상하는 하천으로 남아 있답니다. 한·중·일 삼국
가운데 은어를 가장 사랑하는 나라는 일본이며 일본인이 첫손에
꼽는 은어는 공교롭게도 한국산이랍니다.

영덕·봉화 등 은어축제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올해로 6번
째를 맞는 영덕군의 ‘오십천 은어축제’를 비롯해 ‘봉화 은어
축제’ ‘왕피천 섬머페스티벌’ ‘탐진강 은어축제’ ‘서귀포
강정천 은어축제’ 등이 7월 말과 8월 초에 잇달아 열리는데

경북수산자원개발연구소에서는 지난 3월부터 왕피천 은어의 수정
란에서 부화한 은어 치어 40만마리를 키워서 봉화군을 비롯한 경북
도내 12개 시군의 하천에 무상방류했답니다.

그러나 육봉은어가 아무리 번성해도 바다에서부터 올라온 해산(海
産) 은어의 순수한 맛과 추억을 대신할 수는 없답니다.

무더운 요즘 기운 나는 음식 먹고 힘내세요. 저는 새벽부터 산에 가
땀좀 냈는데 무더위 음식 잘 골라먹고 휴일 잘 보내시길 그럼
안 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