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봄은 온다

경산2 2010. 9. 23. 08:45

 

           봄은 온다 

                                  

 

                                경 산  류  시  호

  “장례식을 치렀다. 할머니와 이모가 너무 많이 우셔서 눈물바다가 되었다. 나도 슬펐다. 엄마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많은 친척들이 아빠와 나, 오빠를 위로해 주셨다.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 지금도 내 곁에 엄마가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슬픔의 바다다.”


  오늘 학교에 나온 유진이의 일기장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며칠 전 유진 아빠의 전화를 받은 뒤 유진엄마의 별세에 대해 아이들에게 잘 설명했다. 누구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들이 교통사고나 병환으로 갑자기 돌아가실 수 있으니 유진이가 학교에 오면 잘 해 주자고 하며, 잠시 유진엄마를 위해 반 전체가 묵념을 했다.


  지금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잠깐 뒤처지면 눈 깜짝할 사이에 낙오자가 되어 버리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열 살 유진이가 험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걱정이 된다. 무엇보다 정서적인 대화를 통해 유진이가 기죽지 않고, 친구들 간에 우정과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


  법정 스님의 산문집을 보면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가 한때일 뿐,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라는 글귀가 나온다.


  지천명에 살면서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일상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막아 주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함을 다짐한다. 선생님의 칭찬과 관심, 노력, 사랑으로 한 사람의 삶이 달라진다는데 열정을 쏟고 지도하면 아이들도 아픔을 치유하고 바르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진이는 지금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따뜻함이 필요하다. 어린 아이를 벌써부터 이렇게 거친 파도와 살게 하는 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멨다. 하지만 한 치 앞이 안 보일 만큼 어둠이 깊어도 새벽은 다가온다.


  ‘선생님은 영혼의 조각가’라고 하지 않는가. 나그네처럼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게 삶인데 유진이뿐 아니라 우리 반 아이들 모두를 위해 칭찬과 사랑, 열정을 쏟아 잊히지 않는 스승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겨울 한파가 매서워도 봄은 찾아온다. “유진아! 최선을 다하고 힘을 내자.”  

 

                 월간 잡지 ‘좋은생각’[수필] 94쪽( 2009년 2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