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사랑의 묘미
경산 류 시 호 / 시인
지난여름 파리를 오랜만에 갔다. 예술과 낭만의 도시인 파리는 고대의 문화, 중세의 문화,
근대, 현대 그리고 미래의 문화가 함께 골고루 숨 쉬고 있다.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
볼 때, 여러모로 특이하면서도 우아한 면모를 가지고 있기에 예술과 유행이 끊임없이 탄생
한다.
파리 남서쪽 바로크양식의 베르사유 궁전과 세계 3대박물관이라는 루브르 박물관을 갔다.
대영 박물관과 바티칸 박물관도 가보았지만, 루브르의 가장 큰 자랑은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다비드의 ‘나폴레옹 대관식’그림이 아닐까 한다.
나폴레옹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자신의 대관식을 가졌는데, 교황 피우스 7세가 왕관을
씌워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머리위에 관을 올려놓는 오만을 부렸다. 대관식 그림에
는 나폴레옹보다 6살이나 많은 미망인 ‘조세핀’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장면이 있다.
시대의 영웅으로 인간성을 무시하고 도덕성이 결여된 행동의 주인공이었지만, 사랑하는 여인
을 위해서 교황과 많은 하객 앞에서 왕관을 씌워준 나폴레옹이야말로 사랑의 묘미를 잘 알고
있었을 것 같다.
몇 해 전 영화 ‘미인도’를 보았다. 영화 덕분에 신윤복과 당대 최고의 ‘화원’(畵員) 단원 김홍
도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 할 것 같다. 단원은 신윤복과 더불어 조선 3대 풍속화가로 인물화, 산
수화, 풍속화에 능했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삶은 자유분방한 경우가 많다. 이런 예술가들이
명품의 작품, 음악, 영화, 훌륭한 연기 덕분에 우리는 예술의 묘미를 느낀다.
우리에게는 김홍도, 신윤복과 장승업 같은 대 화가가 있다. 장승업은 단원 김홍도와 더불어
조선 3대거장로 불리고 있다. 이미 영화로 나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장승업은
그림과 글공부를 배울 형편이 못되어 혼자서 중국의 산수화를 보고 공부를 했다고 한다.
장승업의 ‘귀거래도’는 비단에다 담채화로 그렸고, 도연명의 귀거래사 8개 장면을 보고 자기
화풍을 세웠는데 명품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안중식(춘경산수)과 조석진(추경산수도)은
장승업에게 그 기법을 전수 받았다고 한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가면,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고 싶어 하는 인파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렵다. 모나리자 보다 훨씬 멋진 신윤복의 미인도가 서울 ‘간송미술관’에
있다. 모나리자,
나폴레옹 대관식의 조세핀, 미인도의 여자들을 보면, 화가마다 특별한 예술적 감각이 잘 표현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이 그림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예술과 사랑의 묘미를 느낄 것 같다.
예술과 사랑을 위해서 젊은 날엔 가슴이 설레도록 뛰어 다녔지만, 지금은 내가 가꾸고 사는
주말 농장의 흙 향기가 더 사랑스럽다. 흙냄새가 온 몸 가득히 아련하게 그리워짐은 나이가
들면서 아집에서 멀어지고, 성숙함과 겸손함을 깨달아서일까.
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파란 하늘을 보면서 우리 모두 따뜻한 마음, 성실, 배려, 양보, 성숙
함으로 진짜 사랑의 묘미를 느껴 보자.
중부매일 칼럼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1. 01. 28.)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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