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세미나 여행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난 8월초, 공무원문학협회 세미나에 참석하려고 경부선 왜관행 기차를 탔다. 기차
에서 아내와 같이 과일 안주에 와인을 한 잔하니 기분이 참 좋았다. 차창으로 보이는
푸른 들판은 풍년을 예고하고 열차에 탄 손님들은 모두들 휴가를 떠나는 차림으로 좋은
나라임을 느끼게 한다.
처음 방문하는 왜관역에는 전국의 공무원 작가들이 모였다. 현지 문학인의 안내로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 다부동전투 기념관과 왜관전투의 현장 왜관철교를 둘러보았다.
전쟁의 격전지를 둘러본 후, 세미나 장소인 칠곡군 황악산 휴양림으로 갔다. 공무원문
학회는 20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갖고 있기에 전국의 공무원문인 중 국가관이 투철하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분이 많다.
이번 하계세미나는 대구경북 회원들이 경제적인 협조와 봉사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저녁을 먹고 ‘좋은 시 쓰기’와 ‘공직자와 문인의 자세’에 대한 특강을 듣고, 시낭송회, 마
술, 기타 연주, 장기자랑을 하며 준비한 바비큐로 여흥을 즐겼다.
잠을 청하려고 방으로 들어가니 같은 방을 배정받은 경기도 광주에서 온 80세의 대선배
와 서울 화곡동에서 온 70대 선배의 퇴임 후 삶의 이야기를 듣고 배울 점이 많음을 느꼈
다. 다음날 대구인근의 신라시대 창건한 송림사와 고려의 개국공신 신숭겸장군 사당
표충사로 문화탐방을 나섰다.
이처럼 문학세미나와 여행은 정신을 일깨워주고 인생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문인
선후배들과 만남은 하룻밤이지만 문학이라는 주제 속에 대화와 토론은 오래오래 기억
될 것 같다.
산과 산 사이 하늘에는 바람길 따라 구름이 흐르고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여름
이 지나갔나보다. 해마다 바람의 촉감을 통해 시간과 계절을 느끼게 되는데 태양이
북반구에서 곡식을 기르고 나뭇잎들은 울긋불긋 색깔을 입히고 있다.
만물이 성장을 멈추고 곡식과 과일을 거두는 가을이 왔다. 가을을 대표하는 벌개미취
를 가을의 전령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들국화를 찾지만 들국화라는 이름
을 가진 식물은 없다.
참나무라는 나무가 없듯이 들국화도 야생의 국화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 가을 산이나
공원에서 보라색 계통의 들국화인 벌개미취와 쑥부쟁이, 구절초, 그리고 노란색의 산
국(山菊), 감국(甘菊)을 찾아 가을을 느껴보자. 이렇게 좋은 가을, 소중한 것은 스쳐만
가는 것이 아니며 당장 보이지 않아도 오랫동안 남아 있게 마련이다.
인생도 자연처럼 결과가 아닌 과정의 기쁨이 아닐까 한다. 60여 년 전, 선배들의 목숨
을 바친 용감함과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오늘이 존재한다. 전쟁에서 순국한 분과 부상
당한 분들 가족들은 고생을 많이 했다.
주변을 둘러보며 사랑과 존중, 배려, 양보 등을 생각해본다. 추운 겨울날 목도리를 칭칭
두르고 조개를 까던 할머니, 생선 비늘을 벗기던 아주머니, 콩나물을 다듬던 어머니들
교육덕분에 우리가 세계 10대 무역대국이 되었다.
아내와 함께한 문학세미나와 문화여행,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행복함에 감사
를 했다. 석가모니는 ‘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하더라도 가난하고 족함을 아는 사람
은 가난하더라도 부유하다.’고 했다.
행복이란 물질보다 본인이 어떤 의지와 마음의 자세를 지녔느냐에 달렸다. 자신에게 주
어진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가치 있게 사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고 인생의 승리
자라고 한다.
행복은 저 멀리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 우리 마음속에 있다. 우리 모두 물질적인 큰
욕심은 버리고 안전하고, 평화롭고, 건강하기를 빌며 따뜻한 온기 같은 행복을 찾았으
면 좋겠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3. 11. 08.)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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